[스포티비뉴스=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한준 기자] 투혼을 발휘했다. 온 몸을 던졌다. 선수들이 사력을 다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수비 불안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도전적인 경기를 했지만 결정력도 부족했다. 신태용 감독의 트릭은 초반 15분 만 반짝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졌다.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예상을 깨고 김신욱을 원톱으로 두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중원에 정우영 대신 구자철, 기성용, 이재성이 배치됐다. 

한국은 전반 초반 15분 간 김신욱을 측면에 두고 롱볼을 전개한 뒤 2선 공격수가 중앙으로 침투하며 세컨드볼을 받아 역습했다. 지금까지 치른 평가전에서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공격 패턴에 스웨덴 수비가 당황했다. 이 시간 동안 한국이 67%에 이르는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수비 전환도 안정적이었다. 수비 시 구자철과 이재성이 전진해 4-4-2 블록을 만들고, 전방 압박이 통과되면 구자철과 이재성이 일자로 서고 기성용이 한칸 내려외 4-1-4-1을 만들었다. 아예 자기 진영으로 왔을 때는 기성용이 한 칸 더 내려가 5백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주도권을 잡은 15분 간 득점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스웨덴은 곧 한국의 공격 방식에 적응했고,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전반 20분께 스웨덴 특유의 문전 직격 공격이 먹혀들면서 한국 선수들이 흔들렸다. 스웨덴이 점유율을 높였다. 

단계에 따라 수비 그물을 만든 한국은 스웨덴과 공중볼 경합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세컨드볼 싸움에서는 준비한만큼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곧바로 문전으로 들어오는 크로스와 땅볼 패스를 빠트리는 수비의 집중력 문제가 노출됐다. 평가전 기간 나타났던 문제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전반 21분 마르쿠스 베리의 슈팅으로 실점할 수 있었다.

한국은 전반 27분 박주호가 장현수의 전환 패스를 무리하게 받으려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쓰러지면서 수비 안정감을 급격히 잃었다. 김민우가 투입되어 분전했으나 힘과 높이, 공 운반 과정의 안정성에서 베테랑인 박주호의 공백을 온전히 채우기 못했다.

후반전 17분에 결국 김민우는 문전 위기 상황에 클라에손을 향해 가한 태클이 공을 처리하지 못한 채 다리만 걸어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전에도 조현우의 선방을 앞세워 0의 균형을 유지했던 한국은 이제 달려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페널티킥 실점은 불운의 요소로 볼 수도 있지만, 평가전에서 문전 우측으로 빠져나오는 공격에 대응하는 센터백과 풀백의 부조화 문제는 드러난 바 있었다. 주어진 숙제이자 예견된 불안이 실전에도 다시 나타났다. 

힘과 높이가 최대 강점인 스웨덴의 공세를 막기 위한 선수들의 투혼은 눈물겨웠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배후 공간을 온전히 매울 수 있는 전형이 아니었다. 김신욱을 통한 고공 공격 패턴도 차단되면서 한국은 후반전에 거의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실점한 가운데 체력까지 떨어져 반전의 동력을 만들기 어려웠다.

후반 23분 한국은 김신욱을 빼고 정우영을 투입, 손흥민과 황희찬을 중앙 전방으로 올렸고, 후반 27분에는 구자철을 빼고 이승우를 투입해 스리톱으로 가동했다. 하지만 이승우의 돌파와 슈팅은 외로웠다. 1골 차 리드를 잡은 스웨덴은 4-4-2 블록 수비로 공간을 주지 않았다. 총공세를 폈지만 결정적인 슈팅은 없었다. 무력한 0-1로 패배를 당한 가운데 독일을 꺾은 멕시코와 2차전, 독기가 오른 독일과 3차전을 해야 한다. 16강 도전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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