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버닝'에 출연한 배우 전종서. 제공|CGV 아트하우스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2018년 충무로 신데렐라는 바로 영화 ‘버닝’에 출연한 전종서다.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 오디션에 참여 했고, 출연까지 이어졌다.

그의 신데렐라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버닝’이 제 72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첫 작품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전종서를 충무로에 갑자기 등장한 신데렐라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직접 만나본 전종서는 생각이 깊었고 당찼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비롯된 망설임은 있었지만, 자신의 생각을 자신만의 표현으로 전달할 줄 아는, 당찬 신인 배우였다.

영화 ‘버닝’의 해미와도 닮아 있었다. 몽환적이면서 묘한 이미지를 풍겼고, 이창동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표정으로, 분위기로 그만의 언어로. 전종서 그 자체가 표현하고 있었다.

◆ 이하 전종서와 나눈 일문일답.

Q. ‘버닝’ 시나리오를 어떻게 해석했나.

우리 일상 이야기 같았다. 하나하나 보면 일상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버닝’이라는 전체적인 느낌이, 적혀 있는 텍스트나 정서들을 봤을 때 일상과 많이 닮아 있었고, 정교하게 묘사 돼 있었다.

Q. 본인이 연기한 해미는 어떤 인물인가.

해미 뿐만 아니라 영화 속 모든 캐릭터들이 실제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현실에 100% 만족하면서 충분히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이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이번 작품으로 한가지 알게 된 것은 배역을 온전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 영화 '버닝'에 출연한 배우 전종서. 제공|CGV 아트하우스

Q. 스스로 납득을 해야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맞다.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자체로 받아 들일 줄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자체를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것들이 있고, 자연스럽게 필름에 담기는 것 같다. ‘버닝’에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느낀 그대로 모든 것이 담겼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장면들이 존재했다.

Q. 그런 장면을 하나 꼽아 준다면.

해미가 아프리카에 다녀와서 벤(스티븐 연)의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신이다. 정말 아프리카를 다녀온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장면을 찍을 때 그렇게 느꼈다. 해미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해미가 가서 뭘 보고 뭘 느꼈는지 이해가 됐고, 영화 속에 그려진 것 같다.

Q. 해미를 연기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해미가 중간에 사라지고 종수(유아인)이 찾아 나선다. 해미는 종수가 그 정도로 찾아 다닐 수 있는, 납득이 될 만큼 매력적인, 가지가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을 했다.

Q. 해미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나.

잘 표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미는 사랑스럽고 인간적이며 당당하고 자유롭고 솔직한 사람이다. 그 안에 여린 부분이 있는데, 그런 모습들이 해미를 매력적으로 만든 것 같다.

Q. 아프리카로 떠나면서 종수에게 고양이 밥을 부탁한다.

해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종수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리고 종수와 해미 사이에 매개체가 생긴 것 아닐까 싶다. 둘을 연결해주는 단서, 연결고리다.

▲ 영화 '버닝'에 출연한 배우 전종서. 제공|CGV 아트하우스

Q. 해미가 종수에게 한 이야기 중 우물에 빠진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진짜였을까.

우물 외에도 영화에 그런 요소들이 많다. 고양이의 존재도 사실은 의문이다. 해미의 행방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것이 종수의 소설인지, 또 벤은 누구였는지 추측을 할 만한 것들이 많다. 그것에 대해 정답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그 모든 것이 같은 질문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이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해미는 종수를 좋아했나.

좋아했다. 특별하게 생각했다는 대사도 있지 않는다. 분명히 해미는 종수를 좋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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