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독전' 스틸. 제공|NEW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독전'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명확한 인물은 없다. '카더라' 혹은 풍문으로 전해지는 이력이 존재할 뿐 명확한 신상정보를 지닌 인물은 없다.

그 중심에는 이미 10년 이상 아시아를 주름잡는 유령 마약 조직의 리더 이선생을 쫓고 있다는 원호(조진웅)가 있다. 그 역시 직업이 형사라는 것, 이선생을 집요하게 쫓고 있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관객들은 조진웅이 만들어낸 원호의 얼굴로 그의 전사를 예측한다. 장면이나 대사는 없지만 그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얼굴에 담겨 있다. 원호의 마른 장작 같은 얼굴이 곧 원호의 전사다.

원호의 첫 등장은 번화가에 위치한(것으로 예상되는) 패스트푸드점이다. 허겁지겁 햄버거를 입에 구겨 넣고 있는 원호는 "이것이 첫 식사"라고 한다. 첫 식사 마저 패스트푸드로 해결하는 원호의 모습에서, 얼굴에서 그의 생활이 짐작된다. 이후 기억에 남는 원호의 식사 장면은 없다.

원호의 외형은 그의 삶을 짐작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다. 조진웅은 인터뷰를 통해 "원래는 이혼한 설정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설정은 사라졌고, 원호의 겉모습과 행동, 말투만으로 전사를 설명해야 했다. 

"원호는 마치 마른 장작 같았다. 유분과 수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말에 "그런 외형을 그려냈다. 그런 느낌의 노림수가 있었다"고 박수를 치며 흡족해 했다.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도, 홀로 살 것이라는 이야기도 영화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전사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이유는 조진웅이 보여준 외형에서 시작됐다. 그저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가 아닌, 유분과 수분을 모두 제거한 듯 한 다이어트로 완성된 셈이다. 이것이 바로 조진웅의 얼굴이 보여준 원호의 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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