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날은 가볍게 훈련한 대표 팀은 둘째 날 완전 휴식을 취한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바이올린을 보관할 때는 현을 느슨하게 풀어둔다고 한다. 줄을 당겨 놓은 채 방이올린을 보관하면 정확한 음을 유지하기 위해 조금 더 조여야 하고 언젠가 현은 끊어지기 때문이다.

축구가 업이라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계속 경기에 출전하고 쉬지 못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러시아 월드컵에 본격 돌입한 한국 축구 대표 팀이 처음으로 소집된 뒤 '휴식'에 방점이 찍힌 이유다.

신태용호는  2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3천여 팬들이 모인 가운데 소집 및 출정식 행사에 참가한 뒤 파주 NFC에 모여 첫 훈련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훈련은 아직이다. 휴식으로 재충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K리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이 모두 돌아왔고 휴식과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내일은 신체검사를 해야 한다. 오늘, 내일은 전면 휴식과 회복이다. 수요일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

신태용호는 줄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소집 하루 전 핵심 미드필더 권창훈(디종)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탈했고, 당초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던 공격수 이근호(강원)도 아직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드러났다. 신 감독은 이미 김진수와 김민재, 염기훈이 차례로 부상하면서 플랜A를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까지 말한 상황. 더 이상 나빠질 것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의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선수들도 부상에 쓰러질 수 있다.

선수들 모두 신체적, 정신적 피로에 시달릴 시점이다. 유럽파 선수들은 길고 또 치열했던 리그를 모두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잠깐 숨을 돌리고 곧장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신태용호는 리그가 막을 내리고 얼마 되지 않아 K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다시 울산에 모였다. 일본에서 벌어질 동아시안컵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짧은 휴식을 한 뒤 각 구단들로 흩어져 겨울 전지훈련을 떠났다. 1월 말엔 또 터키 전지훈련을 했다. 그리고 월드컵 관계로 ACL이 예년보다 이른 2월 초에 시작했다. 3월엔 K리그가 개막했고 또 월드컵 때문에 빡빡하게 일정이 짜였다. 여기에 3월 A매치를 유럽으로 다녀오면서 시차 적응 문제까지 겪었다.

이어진 부상은 분명 불운했지만, '팽팽하게 당겨진' 채로 경기를 반복해온 선수들이라서 탈이 난 것도 있다. 신 감독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 가볍게 회복 훈련하는 한국 축구 대표 팀. ⓒ연합뉴스

"부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야기보다는 1년 동안 달려온 심리적 압박감이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월드컵 23인을 위한 경쟁 체제다. 오늘, 내일 휴식을 잘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어 좀 더 잘해 부상을 방지하자고 말했다." - 신태용 감독

일단 잘 쉬어야 한다. 짧은 휴식도 없는 것보단 낫다. 이후엔 다시 집중해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신태용호가 갖고 있는 일정은 여전히 험난하다. 

28일 온두라스와 경기하는 대표 팀은 26일 오전까지 파주NFC에서 훈련하고 대구로 이동한다. 파주에서 4일 정도밖에 훈련하지 못한다. 온두라스전을 치른 뒤에도 다음 날 대구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전주로 이동해 6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준비한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떠난 뒤에도 두 차례 평가전을 이동해서 치러야 한다.

선수들이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카드를 잃었지만 여전히 기성용,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등 주축 선수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22일 하루 휴식이 꿀맛 같은 시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영상] [러시아WC] '부상 선수 속출' 신태용 감독 “35인 엔트리 외 추가 발탁할 수도” (인터뷰) ⓒ스포티비뉴스 영상뉴스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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