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시, 그리즈만, 호날두, 수아레스(왼쪽부터). 화려한 공격진.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18시즌 라리가는 FC바르셀로나의 세상이었다. 하지만 바르사만 강팀은 아니다. 그 뒤를 잇는 레알마드리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고, 아틀레티코마드리드는 이미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 내에선 바르사의 위세에 눌렸다지만, 유럽 무대에선 무시할 수 없는 전적을 뽐냈다는 뜻. 여기에 부활을 노래한 발렌시아도 있었다.

여전히 UEFA 리그 계수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 11명을 선정했다. 이론의 여지가 있겠으나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니 뽑기도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공격수: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이상 FC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
리오넬 메시: 무슨 말이 필요할까. 34골로 2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8골 앞서면서 피치치가 됐다. 도움도 12개. 네이마르가 팀을 떠난 뒤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 집중 견제해도 막을 수가 없고 주변까지 제대로 활용했다. 사실상 프리롤로 움직이면서 공격 지역은 물론 중원까지 내려와 경기를 척척 풀었다. 어려울 때마다 메시가 터뜨린 골이 없었다면 36라운드까지 무패 행진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시즌 라리가 최고의 선수는 자타공인 메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여전히 득점 2위에 올랐다. 신체 나이는 여전히 20대 한창 좋을 때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내려질 정도로 기량은 여전하다. 시즌 초반엔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의 동반 부진과 부상 속에 호날두까지 헤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달력이 2018년으로 바뀌자마자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뽐내면서 득점 2위에 올랐다. 중앙 공격수로 배치되면 측면을 오가면서 경기를 풀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스: 부상을 달고 시작하면서 시즌 초반엔 좋지 않았다. 3라운드에 시즌 첫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후 11라운드까지 3골 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엔 우리가 알던 수아레스로 돌아왔다. 14라운드부터 21라운드까지 무려 8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3번의 멀티 골까지 기록했다. 이 기간 득점 기록은 무려 11골. 메시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맹활약이었다. 여전히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였다.

▲ 발렌시아의 캡틴 파레호.

미드필더: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마드리드), 토니 크로스(레알마드리드), 다니 파레호(발렌시아)
앙투안 그리즈만: 19골을 넣은 훌륭한 골잡이.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 아래서 폭넓게 움직일 때 그리즈만의 진가가 드러난다. 지난 여름 긴 이적설 끝에 잔류를 선택했다. 시즌 초반에 부진한 스타트를 보인 것도 이적 여파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즈만은 19골을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쳤다. 아틀레티코가 전체 58골을 기록했으니 무려 1/3을 혼자 책임졌다. 라리가 2위 팀의 공격을 이끄는 그리즈만은 이번 시즌에도 가장 뜨거운 선수였다.

토니 크로스: 기계같은 평가에 어울리지 않을까. 사실 플레이가 화려하진 않지만 미드필더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 패스 성공률은 무려 93.1%에 이른다. 5골과 7도움이란 통계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굳이 수비수를 직접 제치지 않아도, 짧은 패스와 긴 패스를 가리지 않고 정확한 볼 배급을 하는 미드필더의 존재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수 있다.

다니 파레호: 발렌시아 4위의 핵심 선수가 아닐까. 발렌시아의 주장이기도 한 파레호는 이번 시즌 4-4-2를 구하사한 발렌시아의 핵심 선수였다. 무려 34경기에 출전해 7골과 7도움을 올리면서 통계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했다. 원래도 장점으로 꼽혔던 패스 전개 능력은 여전히 뛰어났고,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올라간 수비 능력도 이번 시즌 잘 발휘됐다. 수비력을 발휘한 콘도그비아와 좋은 호흡을 뽐냈다.

▲ 공격수보다 더 무서운 알바

수비수: 세르지 로베르토, 조르디 알바(이상 FC바르셀로나),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마드리드) 세르히오 라모스(레알마드리드)
세르지 로베르토: 선발과 후보를 오가면서 시즌 내내 바르사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졌다. 넬송 세메두의 합류로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했지만 여전히 주전 자리를 지켰다. 바르사가 점유율을 강조하고 측면 공격으로 수비진의 밀도를 떨어뜨리는 팀답게 수비력과 함께 공격력이 강조된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경기 흐름이 뛰어난 것이 장점. 폭발적인 속도는 없지만 공간을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공격에 제 때 가담하는 것이 최대 장점. 시즌 막판 엘클라시코에서 받은 징계로 결장한 것이 옥에 티였다.

조르디 알바: 세르지가 안정적이고 영리하다면 알바는 조금 더 빠르고 날카롭다. 왼쪽 공격수라고 해도 믿을 만큼 강하다. 라이벌 레알의 마르셀루와 함게 공격적인 풀백의 전형이다. 마르셀루가 이번 시즌 개인 돌파와 크로스로 레알 공격을 이끈 것은 사실이지만, 팀 전술에 제대로 녹아든 알바의 손을 들어줬다. 4-4-2에서 측면 미드필더들이 중앙 쪽에 조금 더 가담했을 때 측면 공격은 풀백의 몫으로 돌아온다. 폭발적인 공격 가담이 장점인 알바는 상대 수비가 보자면 골칫거리였다. 32경기에서 2골과 9도움을 올렸으니 웬만한 측면 미드필더보다 좋은 기록을 남겼다.

디에고 고딘: 수비수라면 수비를 잘해야 한다. 최근 월드컵을 앞두고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고딘은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수비수가 아닐까. 38경기에서 22골만 허용한 아틀레티코에서 가장 든든한 수비수다. 공중볼에서 강하고, 크로스나 스루패스를 차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실점 위기의 순간에 슛을 끊으러 몸을 던지는 헌신성도 좋다. 빌드업 등 최근 수비수들에게 강조되는 능력에선 평범한 수준이지만 분명 수비력만큼은 최고 수준이다. 리그 30경기에 출전했다.

세르히오 라모스: 사실 레알의 수비진은 불안했다. 44실점이나 했다. 22실점 아틀레티코, 29실점 바르사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실점이다. 그래도 라모스를 꼽은 이유는 그가 존재했기 때문에 레알이 3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기 때문. 제공권이 뛰어나고 뒤로 물러서는 대신 앞으로 전진하면서 수비하는 라모스의 스타일은 레알에 적합한 스타일의 선수다. 문전에서 집중력이 뛰어나, 결정적인 패스를 끊어내는 것 역시 강점. 이번 시즌에도 공격적인 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비수였다. 문제는 가끔 페널티킥을 차러 나와서 실축한 것이었다.

골키퍼: 얀 오블락(아틀레티코마드리드)
아틀레티코엔 좋은 수문장들이 많았다. 다비드 데 헤아도, 티보 쿠르투아도 아틀레티코에서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오블락의 시대다. 오블락은 이번 시즌 36경기에 나서서 20골 실점에 그쳤다. 그가 무실점으로 마친 경기는 무려 22경기. 아틀레티코의 수비가 단단하다고 하긴 하지만, 뒤에서 선방 쇼를 펼친 오블락이 없었다면 세우기 어려웠을 기록. 안정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선방을 펼치는 오블락은 이번 시즌 가장 뛰어난 골키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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