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 팀 출정식에 모인 팬들


[스포티비뉴스=서울시청, 한준 기자] “국민의 응원이, 선수들에겐 레드불(에너지드링크)입니다.” (최순호 전 국가 대표 공격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 이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는 지난 4년 간 비난의 도마 위에서 고독한 춤을 췄다.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부임해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하며 회복하는 듯 했던 대표 팀 지지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거치며 부진한 경기력에 이란, 중국, 카타르 원정 연속 패배를 겪으며 다시금 추락했다. 

대표 선수는 다시금 조롱거리가 됐고, 슈틸리케 감독은 예선을 마치지 못한 채 경질됐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에 앞서 대행으로 A매치를 지휘했던 신태용 감독이 예선 마지막 일정에 본선 티켓을 확보하며 러시아로 향하게 됐다. 

신 감독 체제 역시 지난해 11월 A매치와 2017년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성공에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9월 촉발한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 논란과 10월 유럽 원정 A매치에서의 졸전(러시아, 모로코에 연패)이 남긴 그림자가 짙다. 지난 3월 유럽 원정 A매치도 2패로 마쳤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속한 F조 편성에 대해 여론은 “어차피 3전 전패”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일 낮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서울시청 서울광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대표 팀 소집 및 출정식을 찾은 축구 팬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손흥민을 포함한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가 모였고, 차범근, 홍명보, 서정원 등이 참석했음에도 열기 보다 초 여름 뙤약볕이 더 뜨거웠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운집한 축구 팬 인원을 3천 여명으로 발표했지만, 유동인구 탓인지 체감적으로는 그 보다 적었다. 

▲ 한국 축구 레전드가 출정식을 함께 했다. ⓒ한희재 기자


열기가 뜨겁지 않고, 지지가 강하지 않다는 것은 인터넷 댓글을 일부러 보지 않는다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대표 팀 선수들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참석한 차범근 전 감독과 최순호 포항 감독,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 전직 대표 선수들이 국민과 축구 팬의 응원을 부탁했다.

“함께 해 준 분들 감사하다. 여러분이 있어서 희망이 있다. 우리 축구가 참 어렵다. 우리 선수들이 잘 할 수 있게 하는 원포인트는 일방적인 응원이다. 그러면 우리 공격수들이 해결할 할 것이다. 많이 응원해달라. 공격수는 축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견고한 벽을 허물려면 저 같이 소심하면 안 된다. 이렇게 손흥민 선수처럼 이 세 선수가 사실 그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꾀를 발휘해줬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응원해주면 된다.” (차범근)

“자신의 능력 한계는 아무도 모른다. 한국, 스웨덴, 멕시코, 독일, 지도상엔 한계선 있지만 능력에 한계선은 없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에서도 응원이 우리 대한민국의 레드불이다. 함께 할 것으로 믿고 여러분의 도전 정신 믿는다.” (최순호)

“내가 하는 말보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성원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 이번에도 국민 여러분들께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준다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서정원)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주장으로 경험한 구자철은 여론이 선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말했다.

“일단 월드컵이라는 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이 큰 대회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인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스스로 더 강해져야 한다. 외적으로도 분명히,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선수들에게 어떤 차이를 만들지에 대해 4년 전에도 느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도 최선을 다 해야 하고 증명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도 절대적 지지 보내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적지 않은 시간 누적된 실망이 대표 팀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떨어트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한국 축구의 경기력 뿐 아니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인 한국 국민들의 응원열기도 있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면, 응원이 선수를 뛰게 한다. 없던 힘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 응원의함성이다. 비난은 긴장을 부르고, 긴장은 플레이를 위축시킨다. 러시아로 가는 길의 부진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지만, 장도에 오르는 선수들에게 힘을 줘야 할 시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슬로건이었던 ‘Be the Reds’와 연속성을 만들기 위해 ‘We, the Reds’를 내건 대표 팀.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응원과 지지를 부탁한 한국 축구가 다시 절대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5월 21일 오후 파주NFC에서 대표 팀은 첫 번째 훈련을 갖는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