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우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차우찬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2경기를 빼고 앞서 치른 7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8.42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7이닝 2실점, 6이닝 1실점)로 호투하며 안정감을 주고 있다.

가장 도드라진 변화는 구속 증가다.

차우찬은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7일 롯데전에서 평균 구속 138.6km를 찍는 데 그쳤다. 이후에도 140km를 겨우 채우는 스피드로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에서는 확실히 구속이 살아났다. 15일 삼성전에서 평균 142.6km를 찍더니 20일 한화전서는 144.1km까지 끌어올렸다.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147km는 차우찬이 올 시즌 던진 가장 빠른 공이다.

차우찬은 제구보다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경향이 조금씩 나타났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늘어나고 패스트볼 비중은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차우찬은 패스트볼 구사율이 43.21%에 그쳤다. 2016년 시즌의 50.4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그만큼 패스트볼의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패스트볼과 커브의 상관관계다. 차우찬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20km에서 143.52km로 떨어졌다.

커브도 같이 구속이 줄었다. 114.30km이던 구속이 113.96km로 내여갔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났다. 147km로 최고 구속을 찍은 20일 한화전에서 올 시즌 가장 빠른 112.2km의 커브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올 시즌 커브로 스윙을 유도해 낸 평균 비율은 37.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일 경기에서는 커브 헛스윙률이 66.7%로 크게 높아졌다. 피안타율도 1할4푼3리에 불과했다.  

패스트볼 구속과 커브 구속(회전)은 왜 같이 움직이는 것일까. 두 구종은 던지는 메커니즘이 상반되는 구종이다.

A팀 전력분석원은 "패스트볼이나 커브나 모두 팔 회전이 빠르게 나올 때 구속이나 회전도 붙는다고 할 수 있다. 패스트볼과 커브의 구속이 같이 움직이는 투수들이 많은 이유다. 안정된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투수들이 대부분 그런 경향을 보인다. 차우찬도 안정감 있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패스트볼의 구속과 커브의 구속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일 경기에서 패스트볼의 구속이 빨라진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구속이 더해진 커브가 위력적이었던 이유도 그 점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차우찬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 투구였다"고 평가했다. 

차우찬은 스프링캠프 때 팔꿈치 통증 탓에 충실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시즌 준비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최대한 빨리 복귀하기는 했지만 차우찬다운 공을 뿌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자신감을 다시 회복한 듯하다. 패스트볼 커브의 구속 증가에서 팔 스윙이 빨라졌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팔 회전이 빨라졌다는 건 더 이상 통증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차우찬은 "(안 좋은)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내 몸 상태는 나만 아니까 크게 신경을 안 썼다. 해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내가 어느 정도 해야 몸이 올라오는지 안다. 그래서 5월 말이 나아지는 시점이라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스트볼 구위에 대한 자신감까지 더해진다면 차우찬은 더 높게 날아오를 수 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메커니즘을 지닌 선수이기 때문이다.

강하고 빠른 커브는 최근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인기 승부 구종이다. 차우찬이 빨라진 패스트볼과 함께 빠르고 회전 많은 커브를 던질 수 있다면 앞으로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차우찬의 패스트볼과 커브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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