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도루는 팀 플레이다. 개인 기록을 위해 뛰는 것 처럼 보이지만 팀에 도움이 되려고 뛰는 선수만이 진정한 대도가 될 수 있다. 부상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체력적인 부담도 참아내야 한다. 상대를 흔들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주는 주자야 말로 도루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는 선수라 할 수 있다"

도루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최다 도루기록 보유자 전준호(현 NC 코치)가 현역시절 한 말이다.

전 코치와 접점은 전혀 없지만 현재 도루의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 선수도 이와 같은 소신을 갖고 있다. 삼성 박해민이 주인공이다.

박해민은 지난 17일 포항 LG전서 개인 통산 200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20번째 대기록. 4일에는 5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 기록도 세웠다.

2014년 3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날쌘돌이 대열에 합류한 박해민은 2016년 6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정점을 찍었다. 2014년 이후 아직 단 한번도 30도루 밑으로 숫자가 떨어진 적은 없다.

출루율이 4할 밑으로 떨어진 해는 많았지만 도루 숫자는 꾸준하게 유지했다. 그만큼 잘 뛰고 많이 뛰었다는 뜻이다.

▲ 박해민. ⓒ한희재 기자

기록을 세운 뒤 박해민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200도루를 달성했지만 도루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도루는 팀을 위해 하는 것이나 나의 기록을 위해 뛰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고 뛴다. 힘이 들 때도 있지만 내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언제든지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끊임 없이 도루를 노릴 것이다."

팀 플레이어로서의 도루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말이었다.

도루는 부상 위험이 큰 플레이다. 체력적으로도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 부상 방지와 체력 관리가 중시되는 현대 야구에서 기피대상이 될 수 있는 플레이이기도 하다.

또한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도루 실패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다. 크게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점수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루는 여전히 꼭 필요한 플레이다. 상대 배터리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리고 수비 위치도 바꾸며 틈을 넓힐 수 있다. 박해민 처럼 희생 정신을 가진데다 도루 성공률까지 높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박해민은 오늘도 달릴 것이다. 오롯이 팀을 위한 플레이다. 때문에 박해민의 도루는 더욱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