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강률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흐름을 상대에게 주면 안 되는 상황에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를 내보낸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불펜 운용 원칙이다. 몇 회는 중요하지 않다. 6회든 7회든 상대 기세를 꺾어야 할 순간이 오면 김 감독의 '믿을맨'이 등판한다. 2016년은 정재훈(현 두산 2군 불펜 코치), 지난해는 이현승이 이 임무를 맡았다. 클로저로 충분히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란 공통점이 있다. 올해는 김강률이 임무를 이어 받았다. 

올해 김강률은 마무리 투수로 시작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맡은 보직을 지켰다. 그러나 시즌 초반 어깨에 피로감이 온 탓에 자기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9경기 1승 5세이브 1홀드 8⅔이닝 평균자책점 10.38을 기록하고 지난달 1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 감독은 김강률을 기다렸다. 당장은 함덕주, 박치국, 곽빈 등 불펜 영건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었지만, 멀리 봤을 때 김강률, 이현승 등 형들의 힘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김)강률이는 지난해도 초반에는 왔다갔다 했다. 후반부터 안정감을 찾아 나갔다"며 "지금은 계속 공을 던지면서 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김강률은 자기 페이스를 되찾았다. 1군 복귀 후 등판한 12경기에서 1세이브 1홀드 12⅔이닝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마무리 투수 보직은 함덕주에게 넘어갔지만, 김강률은 6회든 7회든 팀이 찾는 순간이면 마운드에 올라 상대 흐름을 끊었다. 

김강률은 보직과 상관없이 자기 공을 던지는 데 집중했다. 그는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내 공을 던지고 있다. 딱히 변화를 준 건 없다. 몸 상태도 조금 올라오고 있는 거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김 감독이 김강률을 찾는 중요한 상황은 곧 실점 위기다. 김강률은 위기일수록 타자와 싸움을 어렵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마운드에 오를 때 점수를 안 줘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긴장되는 건 똑같다. 그저 경기마다 똑같이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강률은 계속해서 믿을맨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강률이 구위가 올라와서 확실히 마운드 운용이 수월해졌다. 일단 강률이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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