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으로 교체되는 권창훈 ⓒ 디종FCO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자나깨나 부상 조심, 꺼진 부상도 다시 봐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 주의보가 떨어졌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신태용호는 21일 서울시청에서 소집돼 파주NFC에서 첫 훈련을 실시한다. 하지만 그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 김진수부터 권창훈까지, 부상자 속출

첫 부상자는 3월 평가전의 김진수(전북)다. 당시 김진수는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검진 결과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이다. 한 달 넘게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28명의 엔트리에 포함은 됐지만 과연 러시아에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진수와 함께 K리거 중 신태용호의 주력 선수였던 김민재(전북)와 염기훈도 잇따라 부상을 당했다. 김민재는 지난 2일 대구전에서 다쳤다. 종아리뼈에 실금이 갔다. 염기훈은 9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울산과 경기에서 리차드와 충돌해 갈비뼈를 다쳤다. 두 선수는 결국 28명은 물론 7명이 추가된 35명의 예비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제발 떠났으면 한 부상 악령은 신태용호에 끝까지 달라붙었다. 해외파 중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이번 시즌 가장 좋은 폼을 보였던 권창훈(디종)이 리그 최종전에서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월드컵을 물론으로 9월에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퉁명해졌다. 두 달 남짓한 기간에 5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근호(강원)도 부상이었지만 다행이 큰 부상은 아니었다.

◆ 일제히 휴식, 긴장한 K리그 감독들

자연히 20일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4라운드에서는 월드컵 엔트리에 뽑힌 선수들의 부상 주의보가 내려졌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는 28명의 선수 중 문선민(인천)과 박주호(울산)가 있었다. 문선민은 선발 출전했고 박주호는 선발은 물론 교체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휴식도 주고 이런저런 이유에서 뺐다"고 밝혔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쏟아지는 부상을 경계했다.

김도훈 감독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리그 일정이 워낙 타이트하다. 월드컵 엔트리에 뽑힌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려는 의욕과 소속팀에서 잘하려는 의욕이 합쳐지다보니 부상이 나온다. 부담이 크니 부상이 따라온다"고 분석했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다른 선수들이 가더라도 그 선수들이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 대표 소집 전 팬들에게 인사하는 문선민 ⓒ 한국프로축구연맹
문선민은 하위권으로 처진 팀 사정상 선발 출전했다. 선수 본인이 강력하게 출전을 원해 인천 박성철 감독 대행은 더이상 말리지 못하고 출전을 허락했다.

문선민은 전반과 후반에 각각 상대 수비수와 강하게 충돌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전반에는 그대로 뛰었지만 후반 충돌 후에 박성철 대행은 곧바로 문선민을 뺐다. 선수 보호차원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다. 박성철 대행은 "단순 타박상이다"고 했고 문선민 역시 "얼얼하긴 했는데 괜찮다. 조금만 치료 받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경기에서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용만 선발 출전시키고, 이재성을 교체 명단에 앉혔다. 김신욱은 아예 제외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권창훈의 부상 소식을 접하고 놀라서 이재성을 뺐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을 위해 서울과 치르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이재성을 빼는 모험을 했다. 4-0 완승으로 에이스 이재성을 빼는 모험수를 던졌지만 결과가 잘 나왔다. 선수도 지키고 승리도 챙겼다.

◆ 문선민, 이승우 가치 급등…예비 엔트리 선수도 긴장

부상 선수들의 속출, 특히 권창훈, 염기훈, 김진수가 빠지는 측면이 헐거워졌다. 생애 첫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문선민과 이승우(베로나)의 가치가 급등했다. 더불어 28명의 엔트리에서는 제외됐지만 7명의 예비 엔트리에 있는 지동원(다름슈타트), 최철순(전북)도 승선 가능성이 생겼다.

▲ 이승우 ⓒ 대한축구협회
특히 28명의 엔트리에 있는 문선민과 이승우는 권창훈, 염기훈의 자리를 메울 카드다. 조별 리그 첫 상대인 스웨덴이 월등히 좋은 신체 조건에 비해 기동력이 느리다는 단점을 완벽하게 공략할 수 있는 빠른 선수들이다.

문선민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문선민은 "스웨덴 선수들이 단점이 느리다는 것이다. 이를 우리가 장점으로 삼아야 한다. 연계플레이와 짧은 패스로 침투하는 공격을 하면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다"는 생각을 밝혔다.

포지션 경쟁자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낙마했다. 하지만 문선민은 "다른 선수들도 모두 최고의 선수들이다. 어차피 경쟁은 할 수밖에 없다.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보여드리겠다. 측면 포지션은 왼쪽, 오른쪽 모두 편하다. 많이 뛰고 저돌적인 돌파가 특기인데, 그 특기를 그대로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부상이라는 변수로 삐걱거리는 신태용호다. 경쟁을 통해 최종 명단을 꾸린다는 당초 계획을 어그러졌지만 그동안 줄곧 뛴 주전을 대신할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월드컵까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제 더이상 부상을 없겠지하는 안심은 금물이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신태용호는 자나깨나 부상 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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