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시가 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첼시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다사다난했던 2017-18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만족할 수 없는 한 해였겠지만 그래도 최고의 마무리다.

첼시는 20일 오전 1시 15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1-0으로 이겼다.

첼시는 어려운 시즌 끝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시즌은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2018년 들어 부진에 빠졌고, 시즌 말미에 허더즈필드에 비기고, 뉴캐슬에 완패하면서 무너졌다.

하지만 FA컵 결승에선 달랐다. 우승 앞에 선수단은 단단히 뭉쳤고 5위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 실리적인 운영, 첼시는 우승할 줄 아는 팀

"수비를 잘했다. 우리는 클린시트를 기록했고 1골을 넣었다. 오늘은 충분했다. 우리가 여러 경기들을 이기길 원한다면, 우리는 더 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 에덴 아자르

경기 양상은 첼시의 뜻대로 풀렸다. 첼시는 최전방에 올리비에 지루와 에덴 아자르를 두고 중원을 빅터 모제스, 티에무에 바카요코, 세스크 파브레가스, 은골로 캉테, 마르코스 알론소로 꾸렸다. 전진 패스에 강점이 있는 파브레가스를 제외하면 다분히 수비적인 조합이다. 파브레가스를 중심으로 단번에 패스를 연결해 지루의 높이 또는 아자르의 개인 돌파에 의존했다. 그리고 전반 21분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받아 아자르가 돌파를 시도해 페널티킥을 얻었고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첼시는 스리백 전술을 써서 최고의 팀이 됐다. 30승 3무 5패.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전술적으로 유연하진 않았지만 33실점만 한 단단한 수비와 각각 20득점, 16득점을 올린 디에고 코스타와 아자르의 역습 시 공격력이 빛났다.

코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떠난 뒤 대체 선수로 영입한 알바로 모라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고전했다. 모라타는 첼시에서 겉돌기 시작해 아자르를 중앙 공격수로 기용하는 변칙도 써야 했다. 이번 시즌을 어렵게 보낸 이유였다.

그래도 첼시는 첼시. 수비적 안정감을 높여 중요한 경기들에선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FC바르셀로나와 1-1 무승부가 대표적이었다. 후반전 중반까지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를 앞세운 FC바르셀로나를 꽁꽁 묶으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안드레스 크리스텐센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4위권을 두고 다툰 맨체스터시티, 맨유, 토트넘, 리버풀, 아스널을 상대로도 3승 3무 4패로 최악의 성적은 아니었다.

실리적이지만 저력이 있는 팀. 첼시가 갖고 있는 이미지에 걸맞게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 매년 우승을 안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콘테 감독의 저력.

◆ '우승 청부사' 콘테다운 마무리

"지난 2년 동안 콘테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이제 FA컵을 우승했다. 그는 팀 전체에게 말하면서 힘이 넘쳤고, 사이드라인에서 뛰어났다." - 로비 새비지

"승자로서 떠난다. 다음 시즌 팀에 남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감독에겐 성공적인 마무리다. 첼시는 지도하기 어려운 팀이다.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우승은 훌륭한 결과다." - 앨런 시어러

콘테 감독은 2011-12시즌부터 2013-14시즌까지 내리 세 시즌 연속 유벤투스에 세리에A 우승을 안겼다. 부임 첫 시즌인 지난 시즌에도 첼시에 우승을 안겼다. 그리고 부진하다는 이번 시즌에도 FA컵 우승을 안겼다. 전문가들의 말도 일치한다. 구단주의 압력이 적잖고 스타플레이어가 많은 팀. 더구나 프리미어리그는 타 리그에 비해 빡빡한 일정과 중위권 팀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갖췄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콘테 감독은 우승 청부사 기질을 발휘하면서 두 시즌 연속 첼시에 우승을 안겼다. 같은 기간 맨유 주제 무리뉴 감독은 유로파리그 우승 1회를 맨시티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와 EFL컵에서 각 1번씩 우승을 차지했을 뿐이다. 지난 2년 동안 콘테는 가장 성공적인 감독이기도 했다.

동시에 콘테 감독다운 마무리였다. 현재 콘테 감독의 거취는 안갯속에 있다. 그는 "첼시 구단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정을 내릴 것을 이해한다"면서 사실상 팀과 결별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별을 앞둔 상태에서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만든 결과. 이번 시즌 리그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스스로 콘테 감독은 명장의 자격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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