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준(왼쪽)과 키버스 샘슨 '우린 베스트 프랜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말도 안 통할 텐데 왜 저렇게 웃는지 몰라. 지성준이 영어를 잘하나?”

한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과 포수 지성준이 함께 훈련을 마치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한용덕 한화 감독이 한마디 했다.

샘슨과 지성준은 서로를 쳐다만 봐도 꺄르르 대는 사이다. 말은 안 통하지만 몸짓과 표정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나이는 1991년생인 샘슨이 1994년생인 지성준보다 3살 위이지만 친구처럼 지낸다. 지성준은 샘슨을 “바보”라고 부른다. 이제 샘슨은 그 말에 “응?”하고 뒤를 돌아본다.

장난도 스스럼없이 친다. 최근 목감기에 걸려 있는 지성준이 지난 4일 샘슨에게 “캐치볼을 하자”고 다가가자 샘슨은 “싫어. 너랑 있으면 감기 걸릴 것 같아”라고 거부했다. 지성준이 “이기기 싫은가 보구나”라고 하자 샘슨은 “쏘리(Sorry)”라고 사과했다.

“지성준이 편하다”는 샘슨의 말을 받아들여 한 감독은 지성준을 샘슨의 전담 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샘슨은 시즌 초반 최재훈과 두 차례 호흡을 맞췄을 땐 평균자책점이 13.50이었는데 지성준과 짝을 이루고 나선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2.81이다. 현재 4승으로 다승 8위 탈삼진 72개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찰떡궁합의 비결을 묻는 말에 지성준은 “그냥 샘슨이 내 말을 잘 들어 준다”며 “사실 구위가 워낙 좋아서 리드하기 쉽다. 삼진을 잡으려 하면 된다. 그냥 가운데에 꽂으라고 해도 되더라”고 웃었다.

18일 LG와 경기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한 샘슨이 흔들리자 지성준은 맞춰잡는 투구로 샘슨을 안정시켰다. 떨어지는 볼도 흘리지 않고 블로킹을 해내면서 샘슨이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던질 수 있게 도왔다. 샘준’ 배터리는 6이닝 1실점 호투를 합작하고 2-1 승리를 이끌었다.

샘슨은 “지성준과 야구 외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 문자도 한다”며 “최재훈과 지성준 모두 좋은 포수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지성준이 내 마음을 잘 알아주고 구종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성준은 “출장이 드문드문하니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며 “하지만 출전할 때마다 잘해서 샘슨을 탈삼진왕, 다승왕으로 꼭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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