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우가 '눈부신 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우영 기자] 두 눈으로 보지 못한 것들을 시력을 잃은 뒤 보게 됐다. 이동우의 눈부신 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직은 자신을 껌딱지라고 낮추고 있지만 그는 이미 도움이 필요한 곳에 즉각 응답할 용수철이다.

KBS 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개그 그룹 틴틴파이브로 활약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동우. 잘 나가던 그였지만 지난 2004년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고 시력을 잃었다. 절망스러웠지만 이동우는 좌절하지 않았다. 재즈 음반을 발매하고 연극, 영화에도 도전했다. 오히려 시력을 잃은 뒤 더 많이 보게 됐다는 이동우다.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이동우. 그는 자신이 보고 있는 더 눈부신 길을 이야기하고자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서울 중구 다동 CKL스테이지에서 드라마 콘서트 눈부신 길을 개최하고 관객들과 만났다.

▲ 이동우가 '눈부신 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눈부신 길고단한 우리 삶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주제로 음악, 영상, 토크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공연이다. 이동우 주연의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와 이동우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일인극, ‘길동무로 소개되는 매회 특별 게스트와 나누는 토크를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줬다.

이동우는 눈부신 길의 의미에 대해 이라고 소개했다. 길을 걸어가듯이 삶도 걸어가는 것이라는 것.

산다는건 걸어가는 일이죠. 희노애락의 반복이고, 희노애락 중 어느 지점에서 우리가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것이냐는 개인적인 차이에요. 제가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쁘고 행복한 순간을 바라고 있어요. 슬픔을 제대로 보지 않고 인지하지 않으면 기쁨을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예상치 못한 장애를 만나게 되고, 슬픈 순간에 빠지면 외면하려고 하죠. 이 공연에는 슬픔과 외로움, 상처, 장애를 진지하게 들여다보자는 의지가 들어있어요.”

▲ 이동우가 '눈부신 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슬픔, 외로움, 상처, 장애를 들여다보자는 의미지만 제목은 눈부신 길이다. 눈부시다와 슬픔, 외로움 등의 감정이 서로 반대되기에 더 깊은 의미가 있을 터. 이동우는 눈부시다의 포인트를 마음가짐으로 이야기했다.

살아가는게 길을 걸어가는 것인데 언제 어떤 길을 어떻게 만날지 몰라요. 누구에게나 눈부신 길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그 눈부신 길에서 얼마나 머물고, 욕심 부릴 것이냐는 것을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요.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가르치거나 주입시키려고 하는 의미의 제목은 아니에요. 그 지점에서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질 것이냐는 것에 대한 생각을 각자가 해보자는 시간이 이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 이동우가 '눈부신 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동우와 함께 한 길동무는 무려 20명에 달한다. 정재환, 유해진, 안재욱, 양희은, 이승철, 정성화, 이휘향, 문소리, 강타, 송은이, 윤종신, 소유진, 허지웅, 서명숙, 알베르토 몬디, 구작가, 한지민, 신현준, 최수영, 태민 등 연령대, 직업도 다양했다. 이들은 이동우의 공연에 확신을 갖고 출연을 흔쾌히 수락했다.

길동무의 의미는 우정을 과시하는 존재가 절대 아니에요. 이 시대와 함께 걸어주셨던 분들, 문화 예술인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어루만졌고, 위로를 충분히 줬고, 지금도 그 보람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에요. 저에 대한 우정, 인연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공연을 통해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가 확인됐을 때 묻거나 따지지도 않고 출연을 확정지어주신 분들이에요.”

이동우의 소신과 철학이 길동무를 움직였고, ‘눈부신 길이라는 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힘이었다. 이동우는 소신철학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따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군가를 따라하면서 영향을 받고, 자신도 점점 나아진다는 것.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신과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관찰하면 자연스럽게 배우고 흉내를 내게 되요. 관심을 가진 대상을 흉내 내다 보면 닮아가게 되요.”

▲ 이동우가 '눈부신 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동우는 자신에게 소신과 철학을 안겨준 사람들을 용수철이라고 표현했다. ‘용수철은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곧바로 튀어나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동우는 자신을 껌딱지(잘 나서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용수철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음으로 양으로 봉사활동을 참 많이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평생을 그렇게 해 오신 분들이 있어요. 저는 지금이라도 그런 분들의 존재를 알고 닮아가려고 해요. 그런 분들은 용수철 같아요. 누군가가 손을 내밀고 도움을 요청하면 용수철처럼 몸이 반응해요. 반면 저는 엉덩이가 잘 떨어지지 않는 껌딱지에요.”

용수철들을 보면서 제 기준과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동안 몰랐던 감정을 느꼈고, 그런 분들과 있으면 치유가 되더라구요. 많이 배우고 느꼈어요. 저는 아직 100분의 1도 안되요. 아직 흉내내는 단계이고, 흉내를 내다보면 몸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 이동우가 '눈부신 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동우는 다행히 자신이 생각한 의도대로 관객들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관객의 표정이 보이고, 그들이 공연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것.

해오던 공연이라고 하면 예상하는게 있지만 그런게 없는 상태에서 처음 무대에 오르니 궁금증도 있고 불안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길동무 분들이 공연에 대한 확신을 갖고 흔쾌히 수락했을 때 저도 그 분들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했어요. 무대에 오르니 자연스럽고 빠르게 흡수해주셔서 그 정서가 관객들에게 100% 전달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측면에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끝나고 객석에서 관객 분들이 일어나실 때 표정과 마음이 읽히고 보여요. 제가 눈이 보이지 않지만 예전과 똑같이 느끼고 있어요. 신비한 일이에요. 다들 필요 이상으로 업(UP)되거나 무겁게 느끼지 말고 담백하게 일어나셨으면 했어요. 다들 그래 주셔서 너무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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