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에이스 양현종은 최근 조용하게 대기록 하나를 세웠다.

양현종은 지난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1회초 1번 전준우와 2번 김동한을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워 312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장 기록은 신동수 KIA 퓨처스 투수 코치가 기록한 311.2이닝이었다. 

양현종은 이후에도 무사구 경기를 이어 가고 있다.

새삼 놀라운 것은 그의 슬라이더다. 슬라이더의 제구를 그의 통제 아래 놓을 수 있었기에 대기록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슬라이더가 주 무기다. 슬라이더를 던질 때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양현종이 대단한 이유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양현종의 2스트라이크 이후 우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 구종을 나타낸 그래픽이다. 빨간색이 패스트볼이고 파란색이 체인지업, 그리고 녹색은 슬라이더를 나타낸다.

좌투수는 우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려 할 때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체인지업을 많이 쓴다. 바깥쪽으로 가게 되면 몸에 맞을 확률도 낮고 큰 것을 허용할 위험성도 떨어진다. 2스트라이크를 잘 잡아 놓고 타자 몸에 공을 맞히고 싶은 투수는 아무도 없다.

양현종의 차이점은 여기서 나타난다. 그래픽에서 보는 것처럼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승부를 주저하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을 깊게 파고들어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우타자의 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는 말 그대로 우타자 몸 쪽을 향한다. 공이 휘어 들어가기 때문에 몸에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양현종은 두려움 없이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만큼 슬라이더 제구에 자신이 있었다는 뜻이다. 연속 무사구 경기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표는 양현종의 슬라이더 회전수별 헛스윙 비율이다. 400rpm이 더 회전하면 헛스윙 비율이 6,6% 포인트나 높아진다. 의식적으로 많은 회전을 신경 쓸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나친 것을 조절할 줄 아는 양현종이다. 회전수가 많이 올라간다는 건 그만큼 팔 스윙을 빨리 하며 힘을 준다는 뜻이다.

양현종은 이 순간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아는 투수라고 할 수 있다. 슬라이더의 제구를 통제할 수 있기에 회전수별로 조율도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