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균-이병규-정찬헌-윤성빈(왼쪽부터) ⓒ SPOTV NEWS/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스포츠의 묘미 가운데 하나는 반전 드라마다. 아직 16.9%를 치른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혹시 모른다. '이 선수가 왜 여기에…'하다 정말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 KT 내야수 황재균은 지난 10시즌 동안 4번이나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형 선수다. 그래도 도루 순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 적은 없었다. 가치를 높이는 옵션으로는 충분했지만 주 무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는 7개로 현역 최고의 주자 삼성 외야수 박해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적극성이 돋보인다. 41차례 도루 기회에서 9번 뛰었고 7번 살았다. 3루 도루도 한 번 성공했다. 왼손 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두 번 뛰어서 전부 다음 베이스를 훔쳤다. 지난 3년 동안 KT 팀 내 도루 1위는 늘 이대형이었다. 올해는 주인이 바뀔 수 있을까. 

# 롯데 외야수 이병규는 LG 시절부터 선구안과 참을성이 뛰어난 타자로 정평이 났다. 정작 본인은 "나는 적극적인 타자"라고 말하지만, 100구를 보면 37번만 스윙하는 타자가 이병규다(스윙 확률 36.9%, 55타석 이상 최저 1위). 그런 이병규가 볼넷 공동 1위(17개, 넥센 내야수 박병호와 타이)에 오른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병규가 선발 라인업에 매일 들어가는 타자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볼넷 1위가 특별해진다. 이병규는 전체 56타석의 30.4%를 볼넷으로 출루했다. 공동 1위인 박병호가 21.5%다. 2스트라이크 이후 볼을 골라낸 비율도 57.8%로 독보적. 타석당 투구 수 역시 4.84개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 터줏대감보다 신출내기들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올해 세이브 순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LG 오른손 투수 정찬헌이다. 22일 마산 NC전 1이닝 1실점을 포함해 14경기에서 7차례 세이브에 성공했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도 3연투가 2번이나 있었는데, 3연투 마지막 날 전부 승리를 지켰다. 

블론 세이브가 2개 있다. 세이브 성공률은 77.8로 높지 않은 편이다. 지난 12일 SK전에서는 1이닝 3실점으로 패전 위기에 놓였다가 5-4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LG는 2년 전에도 임정우를 마무리 투수로 키운 경험이 있는 팀이다. 

# 야구 잘하면 형이다. 롯데 오른손 투수 윤성빈은 이제 프로 입단 2년째인 젊은 선수지만 어엿한 팀의 주축 투수다.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32로 평범해보이는 성적 속에 눈에 띄는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9이닝당 탈삼진이다. '삼진 기계' 키버스 샘슨(한화)이나 '알고 보니 닥터K' 타일러 윌슨(LG)에는 못 미치지만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0.08개의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슬라이더 투 피치에 포크볼을 장착하면서 삼진 잡는 투수가 됐다. 지난달 25일 SK와 개막전부터 5이닝 6탈삼진으로 투구 이닝보다 탈삼진이 많았다.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13일 KIA전에서는 6이닝 동안 무려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는 포크볼(1개)보다 슬라이더(5개)와 직구(3개)를 결정구로 썼다. 2스트라이크 이후 역으로 가는 볼배합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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