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티가 좀 나지요?"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향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17일 KIA전에서 1회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주루하다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고 LG는 17~18일 2연패에 빠졌다. 5연승으로 순항하던 팀 페이스에 제동이 걸렸다. "가르시아 부상 후 공격력이 약해졌다"는 취재진 의견에 류 감독의 대답이었다.

올 시즌 LG의 붙박이 4번 타자였던 가르시아는 20경기에 나와 3홈런 15타점 타율 3할5푼6리 장타율 5할2푼1리를 기록 중이었다. 첫 10경기에 비해 최근 10경기(타율 2할9푼)의 위력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붙박이 우타 거포를 구한 것만으로도 LG의 수확이었다. 가르시아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새로운 4번타자를 구해야 했던 류 감독은 김현수를 대안으로 택했다.

한 타순이 돌면 타순에 의미가 없다곤 하지만 발빠른 테이블 세터들이 출루했을 때 타점을 올리거나 진루를 시켜 득점을 이끌어야 하는 4번 타자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그렇기에 팀의 '슈퍼 스타' 김현수가 그 임무를 맡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타순은 어디든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라고 말해 왔던 김현수는 4번 타순에서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김현수는 18일 KIA전부터 4번 타자로 나섰는데 두산 시절이었던 2015년 9월 18일 대구 삼성전 이후 943일 만의 1루수 출장이었다. 두산에서는 주로 3번 타자로 기용됐기에 메이저리그 시절을 제외해도 오랜만에 나선 4번이었다. 김현수는 18일과 19일 KIA전에서 1안타씩을 기록한 뒤 20일 NC전에서는 8-4로 앞선 9회 2사 후 솔로포를 기록하는 등 3안타(1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김현수는 21일 NC전에서도 5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다. 1회 1사 1, 3루에서 1타점 2루타를 기록하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고 3회에는 무사 1루에서 안타를 치면서 득점권에 주자를 놓았다. LG는 3회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나온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으며 이날 6-3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물론 류중일 감독의 계획 속 김현수의 4번 타순은 한시적이다. 가르시아가 재활하는 한 달 정도고 다시 페이스가 떨어지면 원래 타순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현수의 4번타자 옷은 꼭 맞아 보인다. 21일 승률 5할 복귀에 성공한 LG의 타격 페이스 상승, 그 중심에 서 있는 김현수가 팀을 계속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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