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했던 두 팀의 경기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종현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스페인 축구 대표 팀 하면 '티키타카'로 요약되는 패스 축구, 칠레 대표 팀 하면 전방부터 강한 압박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축구, 남미의 브라질 하면 화려한 공격 축구가 떠오른다.

이러한 축구 스타일은 갑자기 완성된 게 아니다. 어린 연령부터 쌓고, 유지되면서 그 나라 축구의 고유 색깔이 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과 멕시코의 19세 이하 대표 팀(U-19) 맞대결은 오는 6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맞붙을 한국과 멕시코의 성인 대표 팀 전초전과 같은 경기였다. 한국은 조별리그 F조에서 스웨덴과 1차전, 멕시코와 2차전, 독일과 3차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북중미의 강호다. 개개인의 기술이 좋고, 1대 1 상황에서 강점이 있다. 분위기에 민감한 팀이기도 하다. 한국과 멕시코의 맞대결에서 한국 U-19 대표 팀과 멕시코 U-19 대표 팀도 성인 대표 축구가 보여주는 특징을 은연 중에 드러냈다. 

▲ 득점 이후 기뻐하는 멕시코 팀 ⓒ대한축구협회

◆멕시코:1대 1에서 강하고 슈팅은 날카롭다 + 분위기의 팀 

전반 멕시코는 조심스러웠다. 후방에서 포백이 볼을 잡으면 중원에서 짧은 패스로 풀기보다는 최전방 공격수를 향한 장거리 패스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한국의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하지만 선수들 개개인의 터치가 세밀하지 못했다. 

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 수비수가 제대로 된 볼 처리를 하지 못하면서 볼이 뒤로 빠졌다. 페널티박스에서 볼을 잡은 공격수 아드리안이 절묘한 터닝 슈팅으로 득점했다. 한국 수비가 완벽하게 누르기 전 어려운 타이밍과 각도에서 예상을 깨고 슈팅했다. 잘 막아오던 민성준 골키퍼도 어찌 할 수 없었던 예리한 슈팅. 

선제골 이후 멕시코 선수들의 개개인 컨디션도 살아났다. 추가 골도 멕시코 특유의 강점이 고스란히 녹았다. 후반 30분 크리스토퍼 브라얀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접으며 수비를 완벽히 벗겼고, 왼발 슛으로 구석을 꽂았다. 1대 1에서 강하고, 날카로운 슈팅 능력을 겸비한 강점이 다시 나왔다.


정정용 한국 감독은 "멕시코 선수들의 타이밍이 우리나라 공격수 템포와 다르더라. 반 템포 빠르다. 돌아서는 타이밍에 (수비가) 좀 더 눌러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우리가 익숙지 않았다. 수비 반응은 개선해야 한다"면서 멕시코 공격수들이 가진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했다. 

멕시코 U-19 팀도 선제골과 두 번째 득점 이후 분위기가 최고조로 올랐다. U-19 대표 팀은 마치 멕시코 성인 대표 팀처럼 '분위기 폭주 기관차'의 면모를 보였다. 성인 대표 팀은 분위기가 좋으면 한없이 좋고, 반대로 먼저 실점을 내주거나 감정적으로 휘말리면 경기를 그르치는 경향을 자주 보였다. 

U-19 팀은 후반 선제골과 한국에서 퇴장자가 나오면서 분위기를 살렸고 내리 3골을 더 퍼부었다. 멕시코는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 경기에서도 전반은 잠잠하다 후반 분위기를 타고 '4골을' 퍼부었던 '분위기파'의 면모를 제대로 보였다.

▲ 정정용 감독 ⓒ대한축구협회

◆한국: 측면 공격 중심, 수비 실책은 조심해야 

정정용 감독의 U-19 대표 팀은 측면 공격이 중심이다. 한국 성인 대표 팀과 유사하다. 특히 멕시코와 경기에선 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 팀처럼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문제는 측면에서 크로스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 패턴이 단순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최정예 멤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은 있지만, 측면에 막히면 답이 보이지 않았다. 제1의 공격 패턴이 통하지 않을 때 보이는 공격의 다양성이 부족하는 약점이 드러났다. 성인 대표 팀도 고문하는 지점이다. 

수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도 성인 대표 팀에서 보이는 문제와 비슷했다. 포백에서 잔 실수가 계속해서 나왔다. 수비수 김현우의 퇴장 과정도 기초적인 실수에서 비롯됐다. 멕시코에 내준 첫 번째, 두 번째 실점은 모두 멕시코 공격수의 슈팅이 워낙 좋았지만, 애초에 유효 슈팅을 내준 수비의 안이한 처리가 문제였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실점은 민성준 골키퍼가 연달아 슈퍼세이브를 했는데, 수비를 비롯한 선수들이 세컨볼 찬스를 허무하게 내준 게 문제였다. U-19 대표 팀과 성인 대표 팀이 모두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다.  

라미레스 멕시코 감독은 한국 U-19 한국 성인 대표 팀도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을 생각해보면 (한국은) 이 연령대와 성인 대표 팀은 신체적으로 잘 준비되고, 스피드 좋고 훈련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 멕시코는 그걸 컨트롤하는 게 과제다.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번 청소년 대표의 맞대결이 오는 6월에 있을 성인 대표 팀 간의 맞대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각 국가의 장점과 단점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점에서 충분히 참고할 가치가 있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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