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리석었던 알론소의 반칙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마르코스 알론소가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시즌 말미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즌을 보낸 첼시가 위기를 맞았다.

마르코스 알론소는 지난 14일(한국 시간) 사우샘프턴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43분 셰인 롱과 공을 다투다가 종아리를 발로 밟았다. 고의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마이크 딘 주심은 해당 장면을 놓쳤다. 사우샘프턴 선수들과 마크 휴즈 감독 등이 항의해봤지만 반칙은 선언되지 않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7일 알론소가 제소됐다고 알렸고 19일 공식 홈페이지에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리그 경기에서 나온 행위로 징계가 내려졌지만 FA컵과 징계는 연계된다. 20일 벌어지는 번리전, 22일 FA컵 사우샘프턴전, 28일 열리는 스완지시티전까지 결장한다.

알론소는 그 와중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11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모두 43경기에 뛰었다. 비중이 떨어지는 EFL컵과 하부 리그 팀을 만나는 FA컵 초반 라운드에 몇 차례 결장했을 뿐 43경기엔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시즌이 끝으로 향하면서 유난히 지쳐보이는 것도 그가 얼마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신임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수비와 공격이 모두 다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첼시가 구사하는 스리백 전술에선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윙백의 임무가 중요하다. 알론소는 수비적으로도 안정적이고 공격력을 갖췄다. 7골을 터뜨려고 4도움을 올렸다. 수비적으로 약점을 여러 차례 노출했던 주전 오른쪽 윙백 빅터 모제스의 활약과 비교하면 알론소가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는지 알 수 있다.

사우샘프턴 반칙은 어리석었다. 롱과 충돌한 위치는 센터라인 근처였다. 실점과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3경기 징계를 받으면서 부담은 팀이 고스란히 안게 됐다.

첼시는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체력 소모가 커졌고 경기력도 널을 뛰었다. 리그 순위는 5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지키려면 승점 8점 차를 따라잡아야 한다. 토트넘이 1경기를 더 치른 상태고 번리를 꺾는다면 차이를 5점까지 좁힐 순 있지만, 남은 4경기에서 기적같은 역전극을 기다려야 한다. 알론소의 징계는 꽤나 아프다.

FA컵 역시 중요한 무대다. 첼시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FA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불참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무관 위기다. 견고한 축구 스타일로 수많은 우승을 따냈던 콘테 감독도 "4위를 따라잡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실론을 제기하는 상황. FA컵 우승은 첼시가 자존심을 지킬 기회다. 사우샘프턴이 현재 18위까지 밀린 상태긴 하지만, 단판으로 치러지는 대결에서 변수는 충분하다. 더구나 알론소가 징계를 받았던 지난 리그 맞대결에서도 3-2로 천신만고 끝에 역전승을 거뒀다.

대안은 에메르송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6경기 출전에 그쳤다. 리그에선 2경기 교체로 출전해 15분 정도를 활약했을 뿐이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출전할 수도 있지만, 그는 스리백의 한 축이다. 알론소의 공백은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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