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복을 보이고 있는 폴 포그바.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의 거취를 두고 끊임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맨유는 포그바의 활약이 맘에 들지 않았을테고, 포그바 역시 이번 시즌 행복한 시즌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맨유는 지난 2016년 여름 폴 포그바를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유로에 영입했다. 유벤투스에서 유연하고 강인한 신체 능력을 앞세운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 능력, 강력하고 정확한 킥으로 주목을 받았다. 좋은 흐름을 탄 포그바는 그 어떤 팀도 막기 어려운 선수였다.

포그바는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 가운데 왼쪽에 배치될 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다고 평가받는다. 측면에서 1대1 돌파 능력을 뽐내고, 오른발로 수비와 골키퍼 사이를 노린 패스가 그의 장기다. 중앙으로 돌파한 뒤 강력한 중거리슛도 종종 터뜨렸다.

맨유에 이적한 뒤론 달랐다. 맨유의 사령탑 주제 무리뉴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강조한다.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계속 포그바를 4-2-3-1의 2에 배치하려고 했다. 네마냐 마티치와 함께 중원을 맡기려고 했던 것인데, 자연스럽게 수비 부담이 따라왔다. 포그바가 수비력이 크게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지만, 아예 중원 한쪽을 책임지기엔 부족했던 것이 문제.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전진했다가 공간을 비우는 경우가 잦았다.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드는 데 익숙한 포그바와 맞지 않는 경기 운영이다.

포그바가 시즌 내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복. 경기가 잘 풀리는 날에는 공격적 재능을 보이면서 펄펄 날다가도,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밀집수비를 만난 날엔 역습의 빌미를 주곤 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늘 80% 정도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선두권 팀들엔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관점에서 보자면 포그바는 평균은 80이더라도 편차가 큰 선수. 변수가 크다는 것은 패배해서 승점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이번 시즌 맨유가 2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사실 선수 면면은 우승 팀 맨체스터시티에 못지 않다. 약팀과 경기에서 패배하거나 비기면서 승점을 잃은 것이 문제가 됐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2번의 패배를 리버풀, 맨유를 상대로 거뒀다. 하지만 맨유는 33라운드에서 '꼴찌' 웨스트브로미치에 0-1로 패했다.

▲ 무리뉴와 포그바의 궁함은? 최고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아스널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현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안 라이트는 17일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토크쇼에 출연해 무리뉴와 포그바의 동거가 행복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리뉴 감독에 대해 "무리뉴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무리뉴가 포그바에게 적합한 감독인가'라고 묻는다면 난 맞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시즌이 거의 끝나가지만 포그바는 여전히 폼이 좋지 않다. 그가 지배적으로 플레이한 것을 우리는 아직 본 적이 없다"면서 "맨유 공격수들이 상대를 쉽게 압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맨유가 보유한 선수단에 비해 부진한 경기력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포그바의 능력은 확실하다. 불행해지니 다른 팀들이 노리는 것도 당연한 일. 최근엔 구체적인 행선지가 나왔다. 스페인의 거대 구단 레알마드리드와 프랑스의 '갑부 구단' 파리생제르맹(PSG)다. 영국 일간지 '더선'이 레알마드리드행을, '데일리메일'이 PSG행을 제기했다. 맨체스터더비를 앞두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포그바 영입을 제의받은 적이 있다"면서 폭탄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재 맨유가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선수들도 포그바의 이적과 관련이 있다. 최근 샤흐타르도네츠트크의 프레드와 라치오의 밀린코비치-사비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그바가 떠나려고 한다면 굳이 무리뉴 감독도 붙잡지는 않겠다는 것.

19일 새벽 본머스전을 마친 뒤 이례적으로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에게 큰 칭찬을 했다. 무리뉴 감독은 "난 MOM(경기최우수선수)을 뽑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포그바는 정말 잘 했다. 두 골을 넣은 맨시티전도 경이적이었지만 오늘(19일)도 정말 정말 좋았다(very very good). 포그바를 출전시킨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적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봉합'의 노력일까.

포그바는 이번 시즌 내내 맨유에서 행복하지 않았다. 맨유도 포그바의 활약에 합격점을 주긴 어렵다. 불편한 동거를 청산할까, 아니면 행복한 동거를 할 수 있을까. 맨유는 오는 22일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전을 치른다.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지 않기 위해 중요한 경기다. 포그바의 출전 여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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