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규현(왼쪽)과 신본기.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는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4번 타자 이대호가 불방망이를 휘두른 것이 가장 반가운 소식이었다. 3-6으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연장 12회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쳤다.

그러나 이날 롯데가 거둔 소득은 이대호의 불방망이만이 아니었다. 득점 루트가 좀 더 다양해 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게 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심에 문규현과 신본기가 있다.

롯데는 극심한 하위 타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경기 전까지 6번은 2할6푼4리, 7번은 2할3푼9리, 8번은 2할2푼4리, 9번은 1할3푼6리의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6이닝만 야구 하는 기분"이라며 아쉬워할 할 만한 성적이었다. 하위 타순으로 기회가 내려가면 살아 돌아올 확률이 크게 떨어졌다.

상대 배터리로선 롯데 상위 타순만 잘 버티면 나머지 타자들은 쉽게 처리하며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었다.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해야 하는 야구에서 손쉬운 하위 타순은 팀 전력의 커다란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18일 경기에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하위 타순의 타격 부진을 끊을 수 있는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신본기는 최근의 좋은 타격감을 계속 유지했다. 조 감독은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신본기는 이날 8번에 배치했다. 밑에서부터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기용이었다.

신본기는 기대에 100% 부응했다. 추격의 솔로포 포함 멀티히트를 치며 좋은 감을 이어 갔다.

문규현은 더 극적이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문규현은 대수비로 등장해 매 타석 안타를 뽑아냈다.

18일 경기 전까지 문규현의 타율은 9푼1리였다. 이전까지 공격에선 도움을 전혀 주지 못했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점수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만루까지 찬스가 이어지며 하위 타순이 만든 찬스의 힘을 보여 줬다.

마지막 기회도 문규현이 만들었다. 문규현은 6-7로 뒤진 1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찬스는 1사 후 손아섭의 안타로 1, 2루가 됐고 이날 홈런을 친 이대호에게 기회가 걸렸다. 이대호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치며 승부를 마감했다.

하위 타선이 만드는 찬스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위 타순이 조금만 힘을 보태면 롯데도 얼마든지 대량 득점을 하며 쉽게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한 경기만으로 섣부른 판단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18일 경기 같은 타격 내용만 보여 준다면 롯데는 확실히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상위 타순은 확실히 살아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신본기와 문규현이 동반 상승세를 탄다면 타격 부문에서 벽에 부딪힌 고졸 신인 한동희에게 휴식을 주며 시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간 번즈의 빈자리도 메울 수 있다.

19일 경기 선발 라인업은 어떻게 나올 것인지, 또 이들이 중용된다면 이날의 타격감을 계속 이어 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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