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이 힘껏 공을 뿌리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슈느=정철우 기자] KIA 에이스 양현종이 LG전 리벤지 매치에 나선다. 양현종은 지난 달 31일 LG전에서 6.1이닝 동안 6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유일한 패배였다.

19일 광주 LG전은 당시의 아픔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양현종이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선 슬라이더가 함께 살아야 한다. 슬라이더는 양현종을 버티게 해 주는 가장 중요한 구종이다.

양현종이 우타자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낸 그래픽이다. 주의해서 볼 것은 녹색이다. 녹색은 슬라이더를 의미한다.

그래픽 상으로 보면 양현종은 우타자 몸쪽으로 슬라이더 승부를 즐긴 것으로 나타나 있다.

좌투수의 우타자 상대 볼 배합은 주로 패스트볼로 몸쪽을 보여 주고 체인지업으로 바깥쪽 헛스위을 유도하는 패턴이다.

양현종 역시 체인지업을 많이 썼다. 하지만 우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비중도 결코 작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던져도 몸에 맞히지도 않고 가운데로 몰리지도 않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배합이다.

양현종의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구종 가치를 나타낸 그래픽이다. 슬라이더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다. 좋았을 땐 슬라이더 헛스윙률이 16.28%나 됐다. 하지만 안 좋았을 때 12.89%로 비율이 크게 떨어진다. 양현종의 컨디션을 볼 때 슬라이더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경기 컨디션에 따라 달라졌다.

슬라이더의 수직 변화량은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 2cm 가량 차이가 났다. 수평 변화량은 3cm 정도였다. 파울이 될 것이 정타가 되고 스윙이 될 것이 중심에 맞을 수 있는 차이다. 양현종은 역시 슬라이더가 잘될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중요한 건 회전수다. 회전수가 많아질수록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해 낼 수 있는 비율도 높아졌다.

회전수가 2,200rpm 이하일 땐 헛스윙율이 11.7%였지만 2,600rpm을 넘어섰을 땐 18.3%로 헛스윙율이 수직 상승했다. 슬라이더에 회전을 많이 줄 수 있는 빠른 팔 스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것은 패스트볼 구속이 조금 덜 나왔을 때 오히려 슬라이더 회전은 좋아졌다는 점이다.

양현종이 최악의 부진한 투구를 했던 지난달 31일 LG전에서 그의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5.6km였다. 올 시즌 경기에서 가장 빨랐다.

하지만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13일 롯데전은 143.3km로 스피드가 줄었다.

슬라이더 헛스윙율은 반대였다. LG전은 41.4%였다. 그러나 롯데전서는 70.6%나 헛스윙율이 나왔다. 패스트볼 스피드를 줄였을 때 슬라이더를 현란하게 컨트롤하는 데는 더 유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현종이 올 시즌 좋은 결과를 낸 경기 평균 패스트볼 스피드는 시속 143km대였다.

일반적으로 패스트볼은 빠를수록 좋다고만 생각된다. 하지만 힘 조절과 타이밍 싸움 또한 필요하다.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살리기 위해선 패스트볼에서 힘을 좀 뺄 필요가 있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양현종이 LG전 리벤지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패스트볼 구속부터 체크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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