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주는 자신의 나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제공|더퀸 AMC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차곡차곡 쌓아온 탑 같은, 내 나이가 자랑스러워요.”

배우 김남주(47)는 40대 후반, 이제 50대를 바라보는 나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조금은 두렵고 무서울 법도 하지만 그는 “내 나이가 자랑스럽다”고 웃는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도 더했다. 그가 이렇게 자신의 나이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건, 허투루 지난 세월을 쌓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남주는 1994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도시남녀’ ‘남자 대탐험’ ‘모델’ ‘내 마음을 뺏어 봐’ ‘그 여자네 집’을 비롯해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그리고 최근 종영한 JTBC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그의 다양한 작품이 증명하듯, 김남주는 묵묵히 자신의 연기를 펼쳐왔다.

그래서 김남주는 자신의 나이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는 “이만큼 큰 딸이 있다는 것도 자랑스럽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20대 배우들도 부럽지 않다. 노력하면서 쌓아온 인생의 탑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그래서 ‘미스티’ 촬영하는 동안에도 이렇게 나이 먹은 여자가 단순히 엄마인 배역이 아니라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남주가 ‘미스티’를 통해 이뤄낸 것은 크다. 6년이란 공백기를 단숨에 채워냈다는 데서 오는 성공이 아니다. 김남주에게 실제 존재하던 캐릭터를 작품 속에 그려낸 것이 아니라, ‘고혜란’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냈다는 데서 오는 희열이 크다. 또 40대 후반의 여배우가 ‘엄마’ 아닌 새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됐다.

김남주는 “이 드라마에서 잃는 게 없고, 얻는 것만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이라 생각했다”며 “김남주라는 배우가 갑자기 뭔가를 해서 한류스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이 드라마가 안 됐다고 해서 저 밑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닐 거였다. 그런데 1~2회가 나가고 폭박절인 반응에 감격스럽고 감동스러웠다. 이렇게 박수를 쳐주리란 생각은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조의 여왕’에서는 아줌마 모습이었다. 실제와 비슷했다. 그래서 그 작품이 어려울 게 없었다”며 “‘미스티’는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기에 조심스러웠는데 극찬을 받았다. 극찬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다. 현장에서 울컥울컥했다. 그동안 노력했던 걸 보상받고, 이렇게 열심히 노력을 하면 대중이 알아준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김남주. 제공|더퀸 AMC

이를 가능하게 한 건 김남주의 열정이다. 김남주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도, ‘미스티’ 촬영 현장에서도 “40대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공언했다. 김남주는 “촬영 현장에서는 ‘40대 열정 쏟아부은 마지막 작품’이라고 ‘이거 하고 은퇴할 거야’라고 했다”면서 “엄마가 아닌, 이런 멋진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으니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계속 그랬다”고 했다. 

하지만 욕심은 커졌다. 이번 작품을 무사히 이뤄내고 나니 “또 다른 작품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욕심이 자꾸 생긴다는 것. 김남주는 “김남주의 또 다른 면을 찾아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도 말했다.

김남주는 이제 막 연기의 길에 들어선 어린 후배들에게도 한마디 건넸다. “요즘 애들은 모두 연기도 잘하고 예쁘다”고 말문을 꺼낸 김남주는 “나이가 있는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은 ‘희망을 가져라’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이 먹는다고, 결혼한다고 겁먹지 말았으면 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나문희 선생님도 여우주연상을 받았잖나. 연기를 하다가 죽고 싶은 우리 후배들, 얼마든지 좋은 선배들이 많으니 나이 먹는 것에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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