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제공|NEW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바람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익숙한 8년차 부부, 그것도 경력이라고 바람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전설 석근,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의외의 인물들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람은 이어졌고, 이어지고 있다.

송지효는 '바람 바람 바람'에서 SNS와 사랑에 빠진 미영 역을 맡았다. 남편 봉수와 대학시절 만나 결혼을 했고, 현재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래서 소중함을 잊게 된 8년차 부부다. 

매사 무기력한 남편 봉수가 마음에 들지 않고, 봉수를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미영은 왜 봉수의 이야기를 듣지 않냐"는 물음에 "익숙함에서 오는 무심함"이 깔려 있다는 답을 들려줬다.

"가장 큰 것은, 밥을 매일 먹지만 소중함을 모른다. 하지만 없으면 안된다. 매일 옆에 있는 사람이기에 조금의 편안함과 익숙함에서 오는 무심함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결혼을 해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우리 부모님만 봐도 그렇다. 매번 다정하지 않고, 매번 신경쓰지 않는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없으면 안되고, 있으면 힘이 되는 그런 존재가 된다."

잘못된 해결책이었지만 봉수는 미영과의 문제를 밖에서 해결한다. 제니를 만나며 얻은 활력은 아이러니하게도 미영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결과가 좋다 할지라도, 불륜이고 좋지 않은 해결책이다. 이런 불편한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바로 '바람 바람 바람'이다. 연출을 한 이병헌 감독도, 작품에 함께 하는 배우들도 소재에 대한 부담을 느낄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사실 부담은 전혀 없었다. 전작도 바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바람을 옹호하거나, 미화시키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는가. 그 소재로 인해 부부간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상대의 생각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한다. 영화라는 것이 평범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만드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만들어진 상황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제공|NEW

소재에 대한 부담은 애초에 없었다. 그렇다면 '바람 바람 바람'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배우들의 조합이었다. 그곳에 자신이 있는 상상을 하니 재미있었다고.

"첫번째로 끌렸던 것은 시나리오를 읽고 이성민, 신하균, 이엘까지 출연한다고 했을 때, 그 안에 내가 있다고 상상을 하니 인간관계가 재미 있더라. 또 이병헌 감독이 어떻게 풀까 궁금했다. 감독님만의 깔끔한 영화가 나올 것 같았다."

이병헌 감독의 작품들은 그만의 특징이 뚜렷하다. 호흡과 연기톤 등이 이 감독의 스타일과 잘 맞아야 재미를 줄 수 있다. 이는 배우들이 이병헌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이유로 손꼽히기도 한다. 송지효는 어땠을까.

"감독님의 영화의 말맛을 살리려면 감독님의 호흡법이 필요하다. 나는 말이 빠르지도 않다. 나와 정반대의 것을 하려다보니 촬영이 끝날때까지 버거웠다. 언어나 호흡이 조금 버겁더라. 편집까지 끝난 영화를 보니 감독님의 디렉션이 이해가 됐다. 내가 했던 연기와 어긋나는 톤을 하다보니 불편함이 있었다. 100% 이해하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 120% 이해했다."

'바람 바람 바람' 속 인물들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많다. 제니(이엘)의 첫 등장이라던지, 제니와 미영이 함께 있는 것을 본 봉수의 반응 등 일상 생활에서의 표현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그 상황들은 현실적이다. 우리 주변, 혹은 나에게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즐비했다. 영화를 보고 송지효가 가장 공감을 느낀 상황이 있었을까. 바람을 피던 석근이 아내에게 들통나는 장면을 꼽았다.

"석근이 속옷으로 맞는 신이 있다. 석근의 표정에 정말 놀랐다. 부인에게 다른 여자 속옷을 걸리면 당황을 하게 된다. 이성민 선배의 표현 방식을 보고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면서, 평범하게 리액션을 하더라. 말을 버벅 거리면서 둘러 대고 있지만 너무 평범하게 받아 쳤다."

▲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제공|NEW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송지효는 배우로서 자신의 현재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배우로서 조금 더 욕심이 생길수도 있고,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길수도 있었다. 송지효의 대답은 전자였다. 여전히 작품에 욕심이 났다.

"사실 작품 수가 많지 않다. 작품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많이 하고 싶고, 시도도 많이 하고 싶다. 호기심이 많은 스타일이다. 하나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진 않다. 다양성을 가지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싶다. 그만큼의 기회가 오지 않았다. 지금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갈망하고 뭐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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