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출연한 배우 신하균. 제공|NEW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늦바람이 더 무섭다고 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속 봉수(신하균)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내 미영(송지효) 밖에 모르던 봉수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니 제니(이엘)를 만나고 거침없이 빠져든다. 모든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제니는 어리숙하고도 진지한, 그리고 매너가 몸에 밴 봉수에게 끌렸다. 20년 경력의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에게는 없는 봉수의 배려는 제니를 끌어 당겼다.

사랑이라고 부르긴 애매하지만, 어찌됐건 서로가 서로에게 빠졌다. 제니는 봉수에게 위로를 받았고, 봉수는 제니로부터 활력을 얻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제니와 가까워 질 수록 아내 미영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더 큰 바람이 불어 오고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불륜, 바람을 소재로 했다.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를 원작으로,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을 진행헀다. 금기와도 같은 '불륜'은 이병헌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만나 경쾌하게 풀어졌다. 현실적인 스토리에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들이 만나지 조금은 유하게 느껴졌따.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한 판타지스러운 톤 앤 매너는 배우들에게는 난감함으로 다가왔다. 이병헌 감독이 지닌 특유의 색을 보고 작품을 선택했지만, 막상 그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대단했다. 모든 출연 배우들이 입을 모아 "힘들었다"고 했고, 신하균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상적인 호흡이 아니다. 특유의 늬앙스를 살리려면 템포나 리듬을 빨리 가야 한다. 힘들긴 했지만 재미 있었다. 새로웠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더라. 첫 촬영이 이성민 선배와 빨래를 널고 있는 신이었는데, 당황스러웠다. 말을 버벅거리게 됐다. 편집 과정을 거치니 재미 있었다. '이런 톤의 영화구나'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출연한 배우 신하균. 제공|NEW

낯선 톤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병헌 감독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신하균의 첫 코미디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의 스타일과는 달랐다. 이병헌 감독의 대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스타일을 맞추는 방법 뿐이었다.

"코미디를 안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코미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공감 가는 감정을 가지고 가볍게, 감독님의 스타일을 따라갔다. 일반적인 대사톤으로 하면 재미가 없다."

캐릭터들의 표현 방식은 판타지 스러웟지만, 봉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인물이다. 극중 봉수는 대학시절 만난 미영과 결혼을 했고,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8년차 현실 부부다. 싱글인 신하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했다.

"참고 한 사람은 없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아서 전부 이해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부부가 키스도 하냐'고 묻는 신이 있다. 대본을 보고 '진짜?'라고 생각했다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100%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몰입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항상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근 한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렇다."

앞서 언급 했듯이 봉수는 제니를 만나면서 활력을 얻고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하냐"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못한다. 신하균은 봉수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 했을까. 분명한 것은 사랑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영은 봉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봉수 입장에서 이야기 들어줄 사람도 없고, 그러면 안되는데, 계속 무시만 당하니까. 그러다보니 제니를 만났던 것이다. 봉수는 제니를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니의 물음에 답을 안하지 않는가."

▲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출연한 배우 신하균. 제공|NEW

'바람 바람 바람'을 이야기 할 때 소재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수는 없다. 불륜이나 바람을 미화 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신하균은 소재에 대해 "영화에서 어떤 소재를 다루든 많은 것을 열어 놓고 접근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문제는 "어떻게 풀어 나가는가"였다. 호 불호가 갈리는 것도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호 불호가 갈리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공감할 수 있는 층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공감할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매제 봉수,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하균을 비롯해 이성민, 송지효, 이엘 등이 출연했으며,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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