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태환이 '황금빛 내 인생'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황금빛 내 인생을 위한 기회가 열린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경험을 쌓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멜로라는 장르의 가능성도 생겼거든요. 황금빛 인생, 그건 스스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바뀌겠지만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 이태환(23)이 황금빛 인생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 덕분이다. 이태환의 매력을 맘껏 보여준 것은 물론 높은 시청률 때문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가 생겼고, 파트너 서은수와 멜로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다만 기회를 얻기 전,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노선을 잡지 못했던 선우혁의 흔들리는 감정 때문이었다. 

이태환은 자신이 연기한 선우혁에 대해 “서지안(신혜선 분)과 서지수(서은수 분) 사이에서 혁이는 키다리 아저씨지만,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외줄타기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혁이가 지안이를 정말 사랑하는건지 우정으로 좋아하는건지도 모르겠더라. 지수를 싫어했지만 왜 갑자기 좋아하게 됐고 어느 순간 나에게 다가온건지 혼란도 오더라”며 “그래서 공감이나 감정이 잘 안 서더라”고 털어놨다.

고민은 김형석 PD와 소현경 작가가 풀어줬다. 김형석 PD는 이태환에게 “혁이는 지안, 지수 사이에서 혼란이 오는데 너도 그렇게 혼란이 오는 게 맞는 거다. 혁이란 인물을 연기하는데, 그 상황에 집중해서 모르면 모른다고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또 소현경 작가는 이태환을 위해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이태환은 정확히 25부가 끝나고 소현경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우혁의 이야기 진행이 어떻게 될지, 어떤 감정일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이에 소현경 작가는 “너를 배려하지 못한 것 같다. 너도 공감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이태환은 “작가님께서 힘든 것도 이해해주시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도 말씀해주시더라. 작가님의 위로와 격려를 많이 받았다. 예전에는 혁이가 어른스러웠는데, 후반부에는 공감할 수 있게 20대 ‘케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써주신 배려도 엿보였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이태환. 사진|곽혜미 기자

이태환은 이같은 혼란 속에서 선우혁을 잡아나가며 자신의 몫에 집중했다. 선우혁은 극의 중심인물이기는 하지만 서태수(천호진 분) 집안도 최재성(전노민 분) 집안도 아니었다. 제3자 혹은 방관자였다. 그 속에서 이태환이 중심을 잡고자 했던 것은 “다른 건 아니더라도 지안이와 지수를 책임지자”는 거였다. 

그는 “처음에 분량이 없었던 것도 이해를 했다. 지안이와 지수 갈등이 고조되고 폭발되면 혁이가 나타날 때가 오겠거니, 기다리고 있었다. 불이 나면 진압을 하듯이 말이다”라며 “두 배우를 위해서 진짜 책임감을 가지고, 나도 혁이처럼 노력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선우혁, 그리고 상대 배우들에 대한 책임감은 이태환이 ‘황금빛 내 인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태환 스스로에게도 큰 힘이 됐다.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늘 겁이 났다”던 이태환은 “앞으로에 대해 걱정도 있지만 설렘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또 “세상은 넓고, 갈 길도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이제 데뷔 4년, 그리고 이제야 20대 중반에 접어든 이태환이 갈 길은 멀다. 20대를 채워가고, 30대, 40대, 50대까지 이뤄내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모두 그려놓았다. 먼저 20대는 “일이 첫 번째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많이 경험하고 부딪치는 게 맞는 것 같다. 20대는 아직 시작이잖나. 굳은살이 생기며 단단해지듯, 지금 상처를 입어야 발전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태환은 “30대 때는 결혼하고 싶다. 원래 결혼은 20대 때 하고 싶었는데, 직업이나 군대 등 여러 가지 환경 등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서른셋쯤에 결혼을 하고 싶다”며 “20대 때 힘들고 또 상처를 입었다면, 30대는 안정적이게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40대 때는 후배 배우들을 도와주고 싶단 생각도 들고, 50대부터는 연기만 하고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덧붙여다. 특히 그는 “연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에 대한 채찍질과 발전은 계속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놓은 것 같다고 했더니 “지금 계획을 해놔야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변했구나’ 또는 ‘잘하고 있구나’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태환은 “어릴 때 생각했던 것들이 어떻게 변해가고 또 지켜지는지, 내 모습은 어떨까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이태환. 사진|곽혜미 기자

확실한 목표, 자신이 자리 잡아나갈 계획이 세워져 있는 이태환. 그에게 배우로서의 ‘덕목’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이태환은 “정말 모르겠다”고 깊이 고민한 뒤 “일할 때는 책임감을 갖되 일상에서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태환은 특히 “배우는 사람을 대변하는 변호사”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변호사라는 게 법정에서가 아니라 인생에서도 사람들 지치고 힘들 때 에너지를 줄 수도, 공감을 줄 수도 있는 거잖나”라며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가질 필요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배우로서의 ‘덕목’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지금은 ‘-ing’인 것 같아요. 밑 단계이지만 계속 노력을 하고 있어요. 한순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변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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