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봉태규가 안방극장 복귀에 성공했다. 제공|iME KOREA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8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봉태규(37)의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갖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SBS '리턴'(극본 최경미, 연출 주동민)은 마지막 회에서 16.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인기를 입증했다. '리턴'의 숨은 공신 봉태규, 그에게 '개인의 취향'(2010) 이후 8년 만에 미니시리즈로 돌아온 소감은 물론 '리턴'을 무사히 끝마친 소감 등을 들었다.

Q. '리턴' 종영 소감은?
봉태규 : 캐릭터가 죽는 거여서 그런지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헛헛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이었다. 아이와 아내는 자고 있었고,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울컥해서 울었다. 무슨 기분인지는 모르겠더라. 캐릭터가 죽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긴 호흡의 드라마를 오랜만에 끝냈다는 안도감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눈물을 흘린 건 배우 생활 중 처음이다.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고 무안하기도 했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리턴'을 좋아해 주셔서, 높은 시청률로 끝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Q. '리턴' 김학범을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봉태규 : 우선 김학범을 '악역'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 드라마에 재벌 악역이 많이 등장했다. 나는 그것과 겹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는데, 기존에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지 않고 해야겠더라. 그래서 의상도 조금 더 캐주얼하게 입었다. 악행을 저지르는 부분들도 편하게 하려고 했다. 염미정(한은정 분)의 시체를 묻으러 갈 때도 천진난만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상적으로 보여지길 원했다.

김학범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중점을 뒀던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를 존대하지 않는 태도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상대를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고 하대하는 게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학범의 '똘끼'는 감독님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 됐다. 벨소리인 '내게 강 같은 평화'도 그랬다. 

▲ 봉태규. 제공|iME KOREA

Q. 김학범의 의상 등 스타일은 어떻게 잡았나
봉태규 :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 관심 있어 하는 유행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흐름은 러시아 디자이너들이 가지고 있다. 러시아 디자이너 쇼를 보면 군인 같은 머리 스타일의, 각진 머리 스타일이 많더라. 이걸 같이 일하는 스타일리스트가 아이디어로 냈다. 또 김학범은 교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고지식하면서도 '꼰대'같은 부분을 안경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의상은 기존에 나왔던 재벌 아들들의 슈트 차림이 아닌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자유분방해야 캐릭터가 확연히 구분 지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Q.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봉태규 : 연기에 대한 것보다, 이런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만족이 크다. 그리고 봉태규가 재밌는 캐릭터를 하거나, 찌질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고 설득력도 가지고 있구나를 보여준 것에 대한 만족이다. 연기적인 것은 오래 쉬었기 때문에 갈증이 많았고,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

Q. 고현정→박진희, 주연 배우 교체에 마음이 동요하지는 않았나
봉태규 : 이 작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동요하지는 않았다. 그 문제에 대해 여러분에게 여러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으면 좋았을 테지만,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이 사실이다.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악벤저스'와 사이가 많이 좋아졌을 것 같다
봉태규 : '악벤저스'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다. 촬영 내내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신성록은 부딪히는 신이 많았다. 함께 찍을 신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시청률을 보고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또 그 친구는 '리턴'이 끝나고 어떤 작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터놓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엔딩에 대한 이야기도 '악벤저스'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각자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말들이었다. 처절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엔딩에서 김학범이 처절하게 죽을 수 있도록 친구들이 판을 깔아줬다. 원래는 한 대만 맞는 건데 한 대 더 때려주기도 했다. 다들 즐겁게 신나서 촬영을 했다.

▲ 봉태규. 제공|iME KOREA

Q. 차기작,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는?
봉태규 :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대 때 표현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정말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로맨틱 코미디를 한다면 정말 재밌는 걸 보여줄 수 있겠단 생각이 있다. 악역은 한 번 했기 때문에 더 하고 싶다. 이다음에 또 악역을 해도 부담이 없다. 사실은 더 하고 싶기도 하다.

봉태규를 봤을 때, 전혀 떠올릴 수 없는 배역도 해보고 싶다. 그게 무엇이 됐든. 연기를 오래 했지만 한 이미지로 굳혀진 게 있다. 아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한 것 같다. 나이도 들었고, 전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좋은 에너지로 넘치고 있어서 빨리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비춰지기를 바라는가?
봉태규 : 오래 쉬어서 그런지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로 비춰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실, 요즘에는 '배우'라는 호칭을 잘 쓰지 않는다. 연예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연예인이라는 단어가 하대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예인'이라는 말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예인'이라는 큰 어원 안에 배우가 있고 가수가 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보다는 좋은 예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연기를 성실하게 잘 하는 그런 연예인이 되고 싶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