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덕구'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덕구’는 이순재의 말처럼 사랑이 가득한 영화다. 흔한 악역은 없다. 사랑을 마음에 품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과,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사람, 그리고 말하지 못해 오해가 쌓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덕구’는 어린 손자, 손녀와 살고 있는 일흔 살 덕구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된 후, 세상에 남겨질 두 아이를 위해 자신을 대신 할 사람을 찾아주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덕구 할배(이순재)의 일상은 단순하다. 고기 집에 가서 불판을 닦는 소일 거리를 하고, 유치원에서 덕희를 데리고 나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덕구가 합류하면 덕구 가족이 완성된다. 풍요롭지는 않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이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덕구 할배가 폐암 진단을 받고, 아이들을 떠나 보내야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수술을 하자는 의사의 권유도 뿌리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명이 끝나가는 자신이 아니라고 느끼고 아이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 영화 '덕구'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덕구’는 특별하지 않다.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도,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도 없다. 누구나 사연 하나 쯤은 품고 살아가는 세상, 그저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일 뿐이다.

하지만 따뜻하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덕구 할배와 그 아이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동네 슈퍼 할매(성병숙)의 시선도, 덕구 할배의 조력자인 의사(차순배)의 마음도 까칠해 보이는 이장(장광)의 속내도 모두 추운 겨울을 녹이는 봄 햇살처럼 따스하다. 이것이 ‘덕구’의 가장 큰 미덕이다.

영화는 마치 2부작으로 설이나 추석에 만날 수 있는 특집극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만큼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드라마가 가장 큰 감동이자 위로일 수 있다. 어쩌면 살아가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 4월 5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1분.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