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서은수가 '황금빛 내 인생'은 간절하게 원했던 작품이지만 그만큼 고민도 컸다고 밝혔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간절하게 원했던 작품이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았다. 약 8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마친 ‘황금빛 내 인생’이 그랬다. 배우 서은수(24)는 고민도 컸고,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온전히 ‘서지수’가 됐던 순간의 온도, 그 감정은 잊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서은수는 최근 종영한 KBS2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에서 서지수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끌었다. 서지수는 서태수(천호진 분)와 양미정(김혜옥 분) 사이에서 서지안(신혜선 분)과 함께 쌍둥이로 길러진 아이다. 하지만 사실 서지수를 낳아준 부모님은 최재성(전노민 분)과 노명희(나영희 분)였다. 서지수는 이를 알게 되며 ‘흑화’했다.

서은수는 이러한 서지수를 처음 만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OCN ‘듀얼’을 하고 있을 때 ‘황금빛 내 인생’ 시놉시스를 봤다. 서지수라는 이름부터 저와 닮아 있었고, 감독님과 작가님 모두 좋은 분이셔서 꼭 합류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간절했다. 오디션을 여러 번 봤고, 감사하게 저를 뽑아주셔서 ‘황금빛 내 인생’에 합류하게 됐다. 부담도 있었고 힘든 것도 있었다. 하지만 행복해서, 신나서 작품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 즐거운 감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극이 중반, 후반으로 흐르면서 서지수라는 인물의 감정이 큰 폭으로 변화하게 됐다. 이를 연기하는 서은수에게도 고민이 커졌다.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밖에 없었고, 인물이 혼란스러울수록 자신 또한 고통스러웠다는 것.

“저는 지수를 연기하는 입장이라 지수가 겪는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지수가 출생의 비밀로 혼란을 겪을 때는 저 역시 똑같이 혼란을 겪었고요. 밝았던 지수와 너무나 다른 모습, 그 속에서 작가님의 의도를 제가 잘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제대로 하고 있나’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죠. 주위 사람들의 조언도 들었는데,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때 혼란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고통스러웠고, 홀로 차 안에 앉아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 서은수. 사진|한희재 기자

고통스럽다고 도망칠 수는 없었다. 서은수는 그래도 꿋꿋이 서지수를 붙들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시간이 약이었다. 서은수는 어떻게 고민을 풀어나갔는지 묻자 “어쨌든 시간은 지나가더라”고 답했다. 서은수는 “촬영 시간은 곧 다가오더라. NG가 나면 감독님이 좋은 게 있었으니까 몇 번 더 가보자고 하시더라”며 “이런 식으로 이번에 좀 부족했으면 다음번에 보완한다거나 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던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서은수는 서지수의 ‘흑화’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보기에 서지수는 ‘흑화’라곤 하더라. 하지만 절대 ‘흑화’가 아니다. 서지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거기서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중간에 화를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랐던 것 같다”면서 “그 사랑스러움은 예전보다 없어졌지만, 자기의 주장과 자기가 원하는 바는 더 뚜렷해졌다고 본다. ‘나 좀 사랑해주세요’ ‘관심 가져주세요’와 같은. 지수 혼자 외로움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연기를 돌이켜봤을 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처음으로 서지수에게 몰입했던 순간은 온전히 기억해냈다. 서은수는 “서지수가 유학 가기 전 태수 아빠 집에 찾아가서 ‘하루만 자고 갈게요’라고 이야기하고, 이불에 누워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다. 그러면서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는데, 그때 눈물이 많이 나오더라”며 “그 신은 잊지 못한다. 그 순간, 그 온도. 그때는 온전히 지수가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은수는 ‘황금빛 내 인생’과 함께하던 순간을 모두 잊을 수 없다. 혼란스럽고 고민이 컸던 순간도, 온전히 서지수가 돼 작품에 몰입했던 그 순간도, 매일 매일 일상과 같이 이뤄지던 촬영도 모두. 그래서 지금 힘들다는 말도 덧붙였다.

“매일매일 촬영을 가는 게, 매일 회사에 출근하는 것처럼 새벽 다섯 시가 되면 눈이 떠지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 힘들어요. 8개월을 매일 같이 일하다가 뚝 끊긴 느낌. 다시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추위와 싸움이 가장 컸는데, 지금 지나고 보면 그것 또한 행복했던 것 같고. 자꾸 사진첩을 돌아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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