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원이 다른 패스와 슈팅으로 골을 만든 이니에스타와 뮐러(오른쪽)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독일과 스페인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후보 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독일이 4명, 스페인이 6명의 선수를 후반전에 교체하면서 밀도가 조금 떨어졌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 기술을 선보인 경기였다.

독일과 스페인 모두 전술과 선수를 실험하고 점검했다. 독일은 티모 베르너 원톱에 율리안 드락슬러와 메수트 외질, 토마스 뮐러를 2선에 배치하고 토니 크로스와 자미 케디라에 허리를 맡긴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했다.

요하임 뢰브 감독은 유로2016 대회 우승 실패 이후 스리백과 투톱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해왔다. 2017년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우승하는 과정에는 월드컵 우승 멤버 외에 새로운 얼굴, 젊은 선수를 대거 실험하기도 했다.

스페인은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부상을 당하면서 중원에 변화를 줬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티아구 알칸타라, 코케가 중원 삼각형을 이뤘다.

최전방에도 알바로 모라타가 최근 부진하면서 발렌시아 돌풍을 이끌고 있는 호드리구 모레노를 선발 출전시켰다. 9개월 만에 돌아온 디에구 코스타는 후반전에 투입됐다.

스페인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 형태를 취했으나 티아구와 코케가 뒤로 빠지거, 이니에스타가 전진해 수비 부담을 덜었다. 이니에스타는 전반전 45분 만 소화하고 교체되었으나 전반 내내 볼 컨트롤과 탈압박, 패스 플레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경기를 했다.

스페인은 전반 6분 선제골을 얻었다. 스페인의 스로인 공격은 이니에스타가 독일 센터백 사이 공간의 빈틈을 빠르게 포착하면서 골로 가는 길이 열렸다. 이니에스타의 패스가 마츠 훔멜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호드리구가 빠져들어가 골키퍼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을 마주하고 논스톱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호드리구의 침투와 마무리도 좋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니에스타의 과감한 중앙 전진 패스 한 방이 차이를 만들었다.



독일은 스페인이 측면과 전방에서 강한 수비를 펼치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주며 일찌감치 전진해야 했다. 독일은 스페인의 수비 간격을 벌리기 위해 측면을 공략했다. 스페인인 선제 득점 이후 빠르게 수비로 전환하자 크로스와 중거리 슛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이니에스타의 패스 한방이 차이를 만들었다면, 독일은 슈팅의 미학을 보여줬다. 전반 35분, 중앙 우측에서 외질이 왼쪽 측면으로 공을 넘기면서 공간을 만들었다. 헥토어, 크로스, 케디라를 거친 볼이 다시 중앙으로 넘어왔고, 뮐러가 빠른 타이밍의 중거리 슈팅으로 스페인 수비의 허를 찔렀다.

뮐러의 슈팅 타이밍이 좋았지만,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의 선방 범위를 넘어선 슈팅 각도가 워낙 절묘했다. 높이 솟았다가 골문 안으로 뚝 떨어지는 슈팅은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는 궤적을 그렸다. 뮐러의 슈팅을 알아도 막을 수 없는 원더 골이었다. 스페인과 독일이 최고 수준의 축구 기술로 아름다운 골을 선보였다. 두 팀은 이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영상] [A매치] '미리보는 결승전' Goals 독일 vs 스페인 골모음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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