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오 훈스. 제공|MMO, 프론트데스크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노래의 가사는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입니다. ‘가사 뜯기’는 하나의 노래를 선정,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해석하거나 특징을 탐구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 아픈 겨울의 쓸쓸함, 그리고 위로

동갑내기 듀오 훈스가 지금껏 발표한 곡들은 쓸쓸하고 아픈 겨울이다. 2016년 9월 발표한 싱글 ‘너에게 난’, 그리고 이듬해 2월 발표한 싱글 ‘내가 싫어진 거 알아’까지. 사랑을 쏟아부은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픔과 슬픔을 토로했다. ‘나에게 넌 긴 하루 끝에 떠오르는 곁에 있고 싶은 사람’이지만 ‘초라한 난 다가갈 수도 없고 널 보고 싶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너에게 난)어서 슬퍼했다. ‘너에게 난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확인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보다 더욱 깊은 슬픔은 이전 같지 않은 사랑을 확인했을 때다. ‘사랑해 말을 해봐도 아무런 대답이 없고’ ‘시간을 함께 보내도 더 이상 웃지를 않’으니, ‘내가 싫어진 거 알아’(내가 싫어진 거 알아)버린 마음은 쉽사리 헤아릴 수 없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너에게 우리는 없’어져 버렸으니, 이 마음은 ‘그저 그런 사람’일 때보다 더욱 아프다.

그러나 훈스는 잠시 위로를 건넨다. 훈스는 지난해 5월 발표한 ‘굿나잇’에서 ‘웃을 일 하나 없이 보낸’ 누군가를 위해 ‘고생했’다고 말해준다. ‘고생했’다고, ‘여기 내가 있’다고, ‘그댈 위한 그 누구도 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는 훈스의 위로는 ‘그저 그런 사람’이 된, 또는 ‘내가 싫어진 거 알아’버린 사람이 된, 또는 하루하루 추운 겨울을 버텨낸 사람을 다독인다.

▲ 훈스. 제공|MMO, 프론트데스크

◆ 겨울 지나 맞이한 봄, 설렘

추운 겨울이 지나니 봄이 찾아왔다. 훈스가 지난 20일 발표한 싱글 ‘우리라고 쓰고 싶어’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을 닮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간질거리면서도 설레는 마음이 가사에 녹았기 때문. ‘날씨가 참 좋은데 바람이 참 좋은데 나랑 한강 근처 걷는 건 어때’라는 말 이외에도 ‘썼다 지웠다 다시 썼다 지운 말이’ 너무나 많다. 

이는 부풀어버린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인사만 몇 번씩 연습했는데 매운 걸 먹은 것처럼 네 앞에선 말이 안 나’오기도, ‘끝내 보내버린 문자 한 통에 난 1분 1초가 10년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하는 모든 것들이 말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백한다. ‘이제는 너와 날 우리라고 쓰고 싶어’라고. 여기서부터 완연한 봄이 시작된다. 이는 훈스가 다시 맞이한, 그리고 새롭게 써 내려갈 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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