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 ⓒ 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캡처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는 준비가 됐다."

오승환(36,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우여곡절 끝에 올해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오승환은 22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 듀네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범경기에 2-2로 맞선 5회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오승환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6회 타일러 클리퍼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던진 공 7개 모두 스트라이크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경기는 7-7 무승부로 끝났다. 

오승환은 경기 후 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마운드에 올랐을 때 느낌이 좋았다. 내가 던질 수 있는 좋은 공을 던진 거 같아서 기분 좋다. 이제 토론토에서 첫 투구를 마친 거라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말은 못하겠다.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준비한 게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남은 준비 기간 내가 해온 걸 반복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토론토 유니폼을 입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버텼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이 끝난 가운데 쉽게 다음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계약이 틀어지는 상황도 있었다. 텍사스는 팔꿈치 염증을 문제 삼았다. 

고민이 깊어지던 차에 토론토는 오승환에게 2018년 연봉 175만 달러 지급을 약속하고, 보너스 150만 달러를 걸었다. 오승환은 계약이 늦어진 만큼 지난달 27일 토론토와 계약을 마치자마자 미국 플로리다에 차린 토론토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이번엔 비자가 발목을 잡았다. 토론토 선수들은 캐나다 토론토 홈 경기와 미국 원정 경기를 절반씩 치르는 특성상 미국과 캐나다 비자를 모두 받아야 한다.

오승환은 아쉬운 대로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 20일 미국 취업 비자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 걸림돌까지 해결했다. 그리고 간절히 기다렸던 첫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를 펼치며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 냈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에 앞서 등판할 셋업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존 기븐스 감독은 "오승환이 첫 등판에서 예리한 공을 던졌다. 그 점을 가장 좋게 봤다. 팔만 건강하다면 기술적으로 훌륭하고 부드러운 투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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