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곤지암' 포스터. 제공|쇼박스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곤지암’은 허구의 이야기다. ‘곤지암 정신병원’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지만, 영화 속 등장하는 설정이나 스토리는 모두 창작에 의해 탄생한 결과다. 영화 시작과 끝, 자막으로 이 같은 사실을 명확하게 한다.

보통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연상하게 만드는 작품은 시작하기 전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명 등은 허구임을 밝히는 자막을 삽입한다. ‘곤지암’ 역시 이 같은 자막이 등장한다.

먼저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하기 전 등장하는 자막은 ‘이 영화는 특정 인물, 회사, 단체, 건물과 무관합니다’이다. 또 모든 영화가 끝난 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자막을 내 보낸다. ‘이 영화에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명, 회사, 단체 및 그 밖의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자막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기에 영화가 허구임을 명확히 해야 했을 것이다. 현재는 마무리 된 사건이지만, ‘곤지암’은 최근까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진행중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법원은 영화의 소재가 된 일명 ‘곤지암 정신병원’ 부동산 소유자가 신청한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허구의 내용을 담은 공포영화일 뿐”이라는 이유와 “괴이한 소문은 영화가 제작되기 한참 전부터 세간에 퍼져있는”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영화가 분명히 허구를 담고 있었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곤지암’은 왜 두 번이나 자막을 넣어가면서 허구임을 강조했을까. 이는 제작사와 제작진의 논의 끝에 결정된 사안이었다.

▲ 영화 '곤지암'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 제공|쇼박스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은 최근 진행된 ‘곤지암’ 언론시사회에서 “혹시라도 누군가 피해자가 생기면 안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는 관객들이 체험하는 듯 한 느낌을 주게 설계돼 있다. 정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 나오는 것이 영화에는 이익일 수” 있다. 하지만 잡음과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앞, 뒤로 자막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어떤 이들은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의심할 수도 있다. 의문이 많은 장소,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곳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하기에 더욱 그런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재의 특성상 논란은 궁금증을 키우고, 이는 관객 유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곤지암’ 제작진은 이를 사전에 방지 하고자 노력했다. 이것이 바로 영화 시작과 끝, 두 번이나 자막을 삽입한 이유다.

벌써부터 ‘곤지암’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정상적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정 감독의 바람처럼 관객들이 “새로운 호러 영화로 생각” 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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