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은 올 시즌 우승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팀이다. 민병헌이 빠져나갔지만 장기인 화수분 야구로 틈을 메울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그러나 물음표가 붙어 있는 문제들도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어느 정도 몫을 해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두산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선수 전원을 교체했다. 모험이었다.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느냐에 따라 두산은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그 중심에 린드블럼이 있다. 린드블럼은 니퍼트의 대체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그가 1선발 몫을 해야만 두산은 원활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

그런 린드블럼이 시범경기에서 약한 투구력을 보였다. 두 경기에 나왔는데 두 경기 모두 결과가 좋지 못했다.

두 경기에서 9이닝을 던졌는데 안타를 12개나 맞았다. 평균 자책점이 7.00이나 된다. 시범 경기만 놓고 보면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 지표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트랙맨으로 분석해 본 린드블럼은 오히려 지난해 좋았을 때보다 한결 향상된 밸런스를 보여 주고 있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9월, 최고의 피칭을 했다. 두산으로 옮길 수 있었던 배경에도 당시의 역투가 있었다.

9월 5경기에 나서 3승1패를 기록했으며 평균 자책점은 1.91에 불과했다. 5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당시가 최고점이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나 시범경기의 밸런스는 그때보다 더 좋아졌다. 결과가 좋지 못했을 뿐 과정의 문제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일단 패스트볼의 위력이 향상됐다. 패스트볼 회전수가 지난해 9월의 2365rpm에서 2422rpm으로 향상됐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가 더 길어졌다. 1.69cm에서 1.77cm로 8cm나 앞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볼 끝의 무브먼트도 나쁘지 않다. 상하 무브먼트는 조금 줄었지만 좌우 무브먼트는 32.37cm에서 37.03cm로 크게 움직였다.

투수 출신 한 해설 위원은 "익스텐션이 앞으로 나왔다는 건 그만큼 중심 이동이 잘됐다는 것을 뜻한다. 회전수 증가는 팔 스윙이 빨라졌다는 증거다. 린드블럼이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좋은 중심 이동과 팔 스윙을 보여 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패스트볼뿐 아니다. 대부분 구종이 회전수가 많아졌다. 회전수가 적으면 더 좋은 체인지업은 이상적으로 회전수가 줄었다.

이처럼 린드블럼의 메커니즘은 가장 좋았을 때보다도 좋은 상태를 보여 주고 있다. 12개의 피안타가 눈에 걸리긴 하지만 9이닝 동안 1개뿐이었던 볼넷에도 의미를 둘 수 있다. 시범 경기는 어디까지나 점검을 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이 향상된 메커니즘을 앞세워 정규 시즌에서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