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배우 소지섭. 제공|51K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소지섭은 언제나 완벽한 수트핏을 자랑하는 배우다. 간혹 입금 전, 후 모습으로 대중들을 웃음짓게 하지만, 소지섭이라는 배우에게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편안함 보다는 멋짐일 것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속 소지섭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소지섭은 아들을 하나 둔 어리숙한 아빠 우진 역을 맡았다. 아직 미혼인 그에게 아들이 있는 역은 부담이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매체들과 만난 아들이 있는 역으로 거절했던 에피소드를 수없이 이야기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리숙한’이라는 한마디가 주는 힘은 대단했다. 아이를 완벽하게 케어하는 능숙한 아빠가 아니었다. 건장한 체격으로 ‘보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속 우진은 지켜줘야만 할 것 같이 약해 보였다.

그 어떤 작품보다 편안해 보였던 소지섭의 모습은 ‘닮음’에 있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우진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편한지 잘 몰랐다. 촬영을 진행하면서 느껴졌다”고 자연스럽게 스며 들었음을 설명했다.

“우진은 전직 수영 선수다. 나도 그랬다.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연기할 때 편하긴 했다. 우진이 어딘가 아파서 말라가고 죽을 것 같은 인물은 아니다. 수영을 하다가 안하면 실제로 살이 찐다. 아픈 모습보다는 한 아이를 키우는 어수룩한 아빠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배우 소지섭. 제공|51K

영화에서 소지섭은 튀지 않는다. 물론 손예진과 달콤한 모습도 있고, 설레는 장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언제나 그 곳에 있는 그런 존재로 보인다. 이는 소지섭의 노림수였다.

“솔직히 그런 우진의 모습을 노렸다. 관객들에게 크게 한방을 주는 것은 내가 아니라 수아와 아들 지호다. 나는 보이는 듯 안 보이는 듯 있었다. 마지막에 우진이 보인다면 덤으로 좋은 것이고, 아니어도 괜찮았다.”

소지섭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아역배우와의 케미스트리였다. 아직 미혼이고, 아이도 없기에 함께 있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놓치기 어려운 작품이었고, 언제 또 멜로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선택을 한 후 호흡을 맞춰 나가는 방법 뿐이었다.

“캐스팅이 되고 나서 ‘다음에 볼 때는 아빠라고 불러라’고 했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친해지려고 했다. 남자 아이라 몸으로 놀아주는 것을 좋아하더라. 촬영 할 때보다 안 할 때(놀아줄 때)가 더 힘들었다. 화면 속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아이와 있는 모습이 잘 나온 것 같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아빠가 된 소지섭의 모습도 흥미롭지만,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손예진과의 호흡도 좋다. 풋풋했던 10대의 사랑 감성과 설레고 달콤한 20대의 사랑, 조금 더 안정되고 편안한 30대의 사랑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접 연기한 소지섭이 꼽은, 의외로 설렜던 장면을 들을 수 있었다.

“핑크 자켓을 입고 수아를 처음 만났을 때가 가장 설렜을 것이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말 걸기도 힘들고, 손 한번 잡기도 어렵다. 그런 감정이 그런 감정이 그렇게 설레는 것이다.”

멜로 영화를 찍은 소지섭에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비혼주의자’였다는 이야기는 오해였다. 다만 “당시에는 결혼 생각이 없었다”고 정정했고, 아이로 인해 결혼 생각을 하게 된 것을 사실이었다.

“결혼 생각은 아이 때문에 든 생각이다. 한계점이 오더라. 아이와 놀아주면서 체력적으로 오는 한계다. 자연스럽게 고민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이야기를 한 것 뿐이다. 비혼주의자가 아니라 ‘군함도’ 인터뷰 당시 결혼 생각이 없었을 뿐이다.”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배우 소지섭. 제공|51K

마지막으로 이상형에 대해 물었다. “특별히 정해둔 이상형은 없다”는 가장 모범적인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 안에는 소지섭만의 우직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환상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바로 이상형이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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