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신의현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 창성건설)이 마침내 일을 냈다.

신의현은 1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22분28초4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신의현은 한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패럴림픽부터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번 평창 대회까지 금메달리스트는 26년간 나오지 않았다. 신의현은 대회 전부터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 받았다. 매일 다양한 종목에 출전한 그는 크로스컨트리 15km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리고 7.5km에서는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로스컨트리 7.5km는 신의현이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 참여한 마지막 개인전이었다. 그렇기에 우승에 대한 마음은 한층 절실했다.

애초 신의현은 주 종목인 바이애슬론에서 금메달이 기대됐다. 그러나 사격에서 잦은 실수를 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고 출전한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그는 미국의 다니엘 크로센과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다. 우승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낸 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충남 공주 출신인 신의현은 부모의 농사일을 도왔던 건장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양쪽 다리가 절단된 것을 확인한 그는 이후 식음 전폐하며 절망의 시간의 보냈다.

▲ 한국 동계 패럴림픽 시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신의현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GettyIimages

삶의 희망을 잃은 그에게 한줄기 빛이 된 것은 스포츠였다. 휠체어 농구를 하며 새 삶을 시작한 신의현은 사이클과 아이스하키 등도 배웠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이 된 노르딕스키를 만났다.  두 팔로만 설원을 질주하지만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점이 행복했다. 시간이 흐르며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간판이 된 그는 평창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

주 종목인 바이애슬론에서 메달을 놓친 점은 아쉬웠다. 그러나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6위권 안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 팔로만 움직여야 하기에 손목과 어깨에 많은 무리가 생긴다. 이런 점 때문에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들은 순위보다 완주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대회에서 두 팔로만 55km가 넘는 거리를 질주한 신의현은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설원에 눈물을 쏟아냈다.

절망의 시간을 넘어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신의현은 장애인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