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드람 2017~2018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 데이에 참여한 포스트시즌 참가 3개 구단의 감독과 대표 선수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기나긴 프로 배구 V리그의 여정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봄 배구를 치를 3개 팀이 결정됐다. 정규 시즌 우승 팀 한국도로공사는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은 팀 창단 이후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전통의 명가 현대건설은 대반전을 꿈꾼다.

도드람 2017~2018 시즌 프로 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가 17일부터 펼쳐진다. 정규 시즌 2위 팀 IBK기업은행과 3위 현대건설은 3전2선승제로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여기서 2승을 거둔 팀은 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도로공사는 두 팀과 비교해 여유가 있다. 체력 소모 부담이 적고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선수들의 부상도 피할 수 있다. 2016~2017 시즌 도로공사는 11승 19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왕따 논란 사건'에 휘말린 도로공사는 모래알 팀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치며 '조직력의 팀'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 도로공사의 출발은 그리 좋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는 2승 3패로 4위에 그쳤다. 2라운드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2위로 뛰어오른 도로공사는 3라운드부터 꾸준하게 선두를 유지했다.

팀을 이끄는 세터 이효희와 정대영은  건재했다. 여기에 5년 만에 도로공사에 복귀한 이바나 네소비치(세르비아)는 해결사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왼손 라이트 공격수에서 팀 살림꾼으로 변신한 문정원은 도로공사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문정원은 올 시즌 정규 시즌에서 리시브 1위 수비 4위에 올랐다. 리그 최고의 수비형 공격수로 변신한 그는 도로공사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 도로공사의 문정원 ⓒ 곽혜미 기자

도로공사의 장점은 각 포지션에 우수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투자를 한 도로공사는 박정아를 영입했다. 박정아는 이바나와 공격을 책임졌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효희의 경기 운영은 한층 노련해졌다. 정대영과 배유나가 지키는 중앙도 타 팀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리베로 임명옥도 빼놓을 수 없는 수훈갑이다. 이들은 큰 부상 없이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10일 GS칼텍스와 올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오는 23일 열린다. 도로공사는 13일간 이어진 공백기를 극복해야 한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텐포드호텔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 데이에 참여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에게 "휴식이 많이 길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주겠다"며 선전포고 했다. 김 감독은 "휴식이 별로 길지는 않았구나라고 느끼도록 준비하겠다"며 받아쳤다.

IBK기업은행은 큰 경기에서 많이 이겨 본 경험이 있다. 2016~2917 시즌  IBK기업은행은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을 꺾고 창단 이후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중요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 IBK기업은행의 장점이다.

팀 창단부터 줄곧 팀의 삼각편대 일원으로 활약한 박정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로 떠났다. 여기에 베테랑 세터 김사니는 은퇴했다. 선수들의 물갈이가 이뤄진 뒤 IBK기업은행의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까지 팀 전력을 모두 발휘하며 21승 9패로 승패에서는 1위 도로공사와 타이를 이뤘다. 승점(61점)에서 도로공사에 1점이 모자랐던 IBK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왼쪽)과 고예림 ⓒ 곽혜미 기자

3위 현대건설은 올 시즌 초반 선두를 달렸다. 국가 대표 부동의 미들 블로커 양효진과 베테랑 왼손 공격수 황연주는 건재했다.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나는 악재가 일어났다. 이달 초 엘리자베스는 팀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다. 최장 두 달 가량 공백이 불가피해지자 결국 새 외국인 선수 물색에 나섰다. 급하게 소냐 마키스코바를 데려왔지만 짧은 시간에 팀에 녹아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6연패에 빠지며 정규 시즌을 마쳤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우리 팀은 한 방을 때려줄 선수가 없다. 황연주와 소냐가 이 임무를 해 줬으면 한다"며 "소냐가 플레이오프에서 터져 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현대건설은 이 감독이 공들여 성장시킨 이다영을 주전 세터로 내세웠다. 여기에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봄 배구 참여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악재를 만났다.

▲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왼쪽)과 황민경 ⓒ 곽혜미 기자

객관적인 전력에서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에 앞선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의 리시브가 무너지고 소냐가 맹활약할 경우 뜻밖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전통의 강호 현대건설과 신흥 강호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도 봄 배구에 참여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기다리는 팀은 조직력을 앞세운 도로공사다. 세 팀 감독은 모두 "목표는 우승"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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