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보영이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마더'에서 수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제공|tvN

[스포티비뉴스=장우영 기자] 배우 이보영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그만큼 신뢰가 간다. 연기도 연기지만이보영이 선택했다는 점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캐릭터보다는 장면에 꽃히면 작품을 선택한다는 이보영의 선구안은 이번에도 통했다이보영의 필모그라피에 뚜렷하게 남은 작품은 tvN ‘마더.

마더는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 수진(이보영 분)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여자 아이 윤복(허율 분)의 진짜 모녀가 되기 위한 가짜 모녀의 가슴 시린 모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도쿄 드라마 어워드 4관왕 등 작품성과 화제성이 검증된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다.

▲ 배우 이보영이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마더'에서 수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제공|tvN

리메이크 드라마는 그만큼 부담감이 따른다. 원작이 주는 감동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물론 한국적 정서를 녹여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더에서 수진 역을 맡은 이보영 역시 그 고민이 많았다. 이보영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티비뉴스와 마더종영 인터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원작을 미리 봤어요. 그래서 걱정도 많았어요. 원작의 장면 만큼 감동을 줘야 하는데 원작을 보고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걱정했어요. 원작 자체를 너무 재밌게 봤었거든요.”

이보영이 마더를 선택한 이유는 출산 후 아동학대에 관심이 갔고, 책임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이보영은 엄마의 책임감을 강조한 바 있다.

오히려 지금이라면 선택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출산하고 아이가 돌 쯤 됐을 때 작품을 받았는데, 당시에 감정기복이 심해 아동학대 기사만 보면 울컥할 때였어요. 겁도 없이 덜컥 하고 싶다고 먼저 제작진 쪽에 연락을 했어요. 하겠다고 한 뒤 준비하면서 원작이 좋은데 잘못 덤볐다는 부담감이 커졌어요.”

▲ 배우 이보영이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마더'에서 수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제공|tvN

부담감이 컸지만 이보영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냈다. 이보영만의 방식은 제작진과 상의하고,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었다.

원작을 보고 최대한 드라이하게 하려고 했어요. PD님과 상의를 했던 것도 일본 정서가 한국에서는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더 표현하는 한국 정서를 넣어보고자 했어요. 그리고 생각하고 갔던 연기가 현장에서 많이 바뀌었어요. 생각을 많이 하고 가는 편은 아니지만 윤복과 맞출 때, 영신(이혜영 분)과 맞출 때 감정을 서로 이야기했고, 원작과 비교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 배우 이보영이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마더'에서 수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제공|tvN

이보영은 자신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허율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연소 상대역을 끌어줘야하는 입장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고마웠다는 것. 이보영은 허율을 이야기할 때면 엄마 미소를 보였다.

아역 논란이 나왔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학대 받는 아이 이야기를 전하는데 허율의 체구, 나이가 문제가 된다는 부분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허율의 연기는 어떤 성인 연기자가 와도 그렇게 해내지 못할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장면을 매번 설명해주곤 했는데, 9회에서 친엄마가 찾아온 이후부터는 훅 몰입하더라구요. 촬영 막판에는 너무 슬퍼해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어요.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끝내기가 싫다고 하더라구요.”

허율 외에도 마더에서는 특히 여배우들이 많았다. 이보영은 많은 드라마를 촬영했지만 마더만큼 좋은 현장도 없었다고 말했다.

“‘마더현장은 정말 최고였어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일찍 촬영했고, 수면시간도 충분했어요. 급하게 촬영하다보면 연기한다기 보다는 누가 대사를 잘 외우느냐로 가게 되는데 대본이 충분히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았어요. 현장 자체가 조용하고 빨랐어요. 배우들도 배우들이고, 장면 모두가 감동이었어요. 선생님들에게 받는 에너지도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온전히 에너지를 받은 경험은 오랜만이라 너무 좋았어요.”

▲ 배우 이보영이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마더'에서 수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제공|tvN

현장의 에너지는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됐다. ‘마더는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원작의 무게감에서 벗어났다. 특히 마더는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전 세계 드라마 중 9개 국가의 10개 작품만이 선정됐고, ‘마더는 아시아를 대표하게 됐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가장 행복할 때가 극 중 캐릭터가 실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실 때인 것 같아요. 이보영이라는 이름보다는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주실 때, 캐릭터가 행복하길 응원해주실 때 행복하죠.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처음 가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알아봐주실 때 참 행복해요.”

▲ 배우 이보영이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마더'에서 수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제공|tvN

마더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고, 감동을 선사했다. 이보영 역시 마더에서 수진 역을 맡아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아동학대의 강도와 빈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외면하지 말아야 하고, 누군가 아이에게 부모가 되어 줄 수 있는 제도가 많이 마련됐으면 해요. 시청률이 잘 나올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런 사회적 이슈를 대중이 외면하지 않았으면 해요. 가슴에 따뜻함과 여운이 많이 남는 드라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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