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살에 두만강을 건넌 장정혁은 오는 31일 TFC 드림 5에서 프로 데뷔전을 펼친다. ⓒTFC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장정혁(20, 코리안 탑팀/㈜성안세이브)은 2009년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어머니와 두만강을 헤엄쳐 국경을 건넜다. 당시 12살이었다.

생존이 걸린 시련은 중국에서도 계속됐다.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

외톨이가 된 장정혁은 살아남기 위해 힘을 키웠다. 헌 옷과 물이 든 페트병을 큰 포대에 넣어 만든 샌드백을 매일 두들겼다. 탈북 소년은 자신의 주먹으로 어머니를 지키고 싶었다.

그는 엇나가지 않았다. 분노와 울분을 담은 주먹은 곧 꿈을 실은 펀치로 바뀌었다. 파이터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2012년 한국에 정착한 뒤에도 노력했다. 코리안 탑팀에서 훈련하며 아마추어 경기에 출전했다. 4번 이기고 4번 졌다.

올해 학교를 졸업하고 용인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떠나 독립했다. 코리안 탑팀 근처에서 고시원 생활을 하며 새벽 수산물 시장에 나가 돈을 번다.

2015년 12월 SBS 동상이몽, 지난달 27일 KBS1 동행에서 사연이 소개돼 관심을 모은 장정혁은 "힘들면 탈북한 때를 떠올린다. 예전에는 도움이 안 되는, 잊고 싶은 기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면 못할 게 없다는 마음이 든다"며 웃었다.

▲ 2015년 12월 SBS 동상이몽 출연 당시 장정혁 ⓒSBS 방송 캡처

이제 청년 장정혁이 날개를 펼친다. 프로 데뷔전에 나선다.

오는 31일 충북 청주 충청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TFC 드림 5 한일 5대 5 대항전에 출전해 4승 4무 무패의 니시카와 야마토(17, 일본)와 라이트급(70kg)으로 맞붙는다.

니시카와는 장정혁보다 3살이 어린 10대지만 만만히 볼 수 없는 유망주.

장정혁은 "상대가 누구든 내 스타일대로 최선을 다해 즐길 것이다. 니시카와의 주짓수를 경계하지만 타격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예상했다.

장정혁은 급하지 않다. 언젠가 UFC 옥타곤에 서 있는 자신을 상상한다. "어머니께서 정말 힘들게 날 키우셨다. TFC 챔피언이 돼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며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훈련에 더 전념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장정혁이 출전하는 TFC 드림 5의 콘셉트는 한일 5대 5 대항전이다.

△지상원과 기시노 히로키의 웰터급 경기 △이진세와 후사노 데츠야의 밴텀급 경기 △방재혁과 야마나카 겐지의 63kg 계약 체중 경기 △이성호와 무라타 준야의 플라이급 경기가 함께 펼쳐진다.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TFC는 넘버 대회의 하부 리그격으로 드림 대회를 열고 있다. 5분 3라운드로 진행되며 UFC처럼 팔꿈치 공격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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