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호의 수비는 안녕하십니까. 동아시안컵을 준비하던 지난해 11월 훈련하는 신태용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 축구 대표 팀의 수비진의 주축은 전북 현대 선수들이 이루고 있다. 전북의 수비 불안을 보면서 떠오를 또 하나의 질문. '신태용호의 수비는 안녕하십니까?'

전북은 14일 중국 톈진 올림픽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E조 리그 4차전에서 톈진 취안젠과 경기에서 2-4로 졌다. 패배에도 기분이 나빴겠지만 더욱 큰 문제는 4골이나 내준 수비력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6경기에서 12골을 허용했다. 키치SC, 울산현대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했고 나머지 4경기에선 모두 실점을 했다. 그리고 모두 2골 이상 실점했다. 가시와레이솔에 2골, 톈진과 1차전에서 3골, 인천 유나이티드에 3골, 톈진과 '리턴매치'서도 4골을 줬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을 대비하고 발표한 대표 팀 명단에 전북 선수들은 7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 가운데 5명이 수비수다. 중앙 수비수 홍정호, 김민재와 왼쪽 수비수 김진수가 선발됐고, 최철순과 이용이 뽑혀 그대로 전북의 오른쪽 수비를 그대로 이식했다. 이어지는 수비 불안에 신태용 감독도 고민이 깊어질 터. 

전북의 수비가 불안한데, 신태용호의 수비는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신 감독은 "뽑았다고 베스트 멤버라고 볼 순 없다"고 밝혔지만, 일단 1명 이상이 수비진에 배치되는 것은 확실하다. 최근 불안한 수비에 신태용호도 마냥 웃을 순 없는 것이 사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북과 신태용호의 수비 전술과 전술적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

우선 전북의 수비 불안의 원인은 전술적 밸런스가 공격에 실리기 때문이다. 최전방부터 전방 압박으로 공격의 질을 떨어뜨리고 경기 주도권을 쥐는 것이 전북의 스타일. 잘 풀릴 땐 상대를 수비 족에 몰아넣고 맹공을 퍼부을 수 있지만, 압박이 풀릴 경우엔 공간을 허용하면서 역습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수비도 조직적이지 않을 경우, 드리블 돌파나 패스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신태용 감독은 '4-4-2'를 주 전술로 삼고 있다. 현실적인 선택이다. 한국은 본선에 가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차례로 만난다. 한국이 개인 기량에서 앞선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은 없다. 결국 조직력이 강해져야 한다. 1대1에서 노출할 수 있는 열세를 보이지 않게 숨기는 것이 신태용호의 전술적 과제다. 전북처럼 도전적인 수비는 플랜A가 아니다.

신태용호는 지난해 11월 A매치 때 유럽파를 포함한 정예 멤버로 경기에 나섰다. 측면에는 이재성과 권창훈을 배치했다. 두 선수 모두 중앙 지향적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다. 신태용호는 중앙이 매우 두텁다. 여기에 최전방 공격수부터 시작해 최후방까지 촘촘하게 3선으로 라인을 세운다. 공간을 최소화하고 간격을 강조한다. 협력 수비가 용이하고 1대1에서 밀리더라도 빠르게 커버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분히 수비 조직력에 강조점을 둔 전술이다. 

일단 수비가 성공하면 이후에 빠른 공수 전환으로 득점을 노릴 것이다.

12일 명단을 발표하며 신 감독은 "수비 라인이 가장 고민이다. 전북 선수들이 많은데 최근 실점이 많다"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제 기준에는 가장 좋은 선수들"이라면서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이 과연 전북 수비진들을 포함한 '구슬'을 어떻게 꿸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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