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지난해 7월 20일 신인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자 KIA 포수 한승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정후는 고의4구로 1루를 밟았다. 2010년 6월 5일 넥센과 KIA의 경기 이후 7년 만에 신인이 얻은 고의4구였다.

보통 중심 타자에게 지시하는 고의4구를 신인이 얻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 양상문 LG 감독은 "이정후의 타격 수준은 탈고교급이다. 피해야 하면 당연히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시범경기. 2-2로 맞선 8회 1사 2, 3루에서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삼성 포수 김민수가 옆으로 빠졌다.

최충연은 빠져 앉은 김민수의 미트에 공을 넣었다. 볼, 볼, 볼, 볼. 강백호는 방망이 한 번 내지 않고 1루를 밟았다.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고의4구나 다름없었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고교 최고 타자로 불렸다. 투수로는 150km를 던지는 천재 야구선수로 불린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kt는 주저없이 강백호를 지명했다.

강백호는 스프링캠프에서 대형 홈런을 치는 등 벤치에 눈도장을 찍어 이미 kt 주전 좌익수로 낙점을 받았다.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가 아니라는 평가와 함께 그에겐 제 2의 이정후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김진욱 kt 감독은 "올 시즌 일을 낼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강백호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3차례 타구 모두 날카로웠다. 빠른 타구 속도로 삼성 내야진을 움찔하게 했다. 6회 2사 2, 3루에선 2루쪽에 강한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타점을 만들었다.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kt 팬들은 크게 환호했다. kt가 바라는 슈퍼 스타의 자질이 보인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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