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평창, 취재 정형근, 영상 배정호 기자] “부모님의 믿음이 없다면 선수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준 선수들, 그리고 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지지해준 어머니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어머니의 사랑은 위대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머니 덕분에 세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성빈과 최민정, 이상화, 박승희와 각 선수들의 어머니들은 23일 강원도 평창 용평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땡큐맘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국가대표 선수들이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연합뉴스

◆‘무뚝뚝한’ 윤성빈 “사랑해요” 말하자 어머니는 눈물 

“평소에 제가 표현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서운했을 수도 있다. 오늘을 계기로 삼아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상도 사나이’ 윤성빈이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이 말을 들은 어머니 조영희 씨는 곧바로 눈물을 흘렸다. 윤성빈은 “괜히 했어요”라며 머쓱해 했다. 

‘스켈레톤 황제’를 아들로 둔 조영희 씨는 “가장 많이들은 얘기가 위험하고 다치는 종목, 인기도 없는 종목을 왜 시키냐는 말이었다. 고등학생 때 제의를 받아서 시작할 때 늦은 시기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종목도 없고 위험하지 않은 삶도 없다. 당시에 찬성해줘서 행복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성빈이가 내린 결정 엄마는 항상 100% 믿는다”고 말했다. 

◆ 이상화 “부담 많았지만 후련해요, 이제 효녀 될게요.”

“소치 끝나고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4년 동안 준비한 올림픽을 값진 은메달로 끝낼 수 있어서 후련하다. 운동하고 시합 준비하느라 부모님의 마음을 신경 쓰지 못했는데 한 번 더 돌이키는 계기가 됐다. 효도 드리고 바르게 자라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영원한 ‘빙상 여제’ 이상화는 어머니 김인순 씨 앞에서 활짝 웃으며 어깨에 짊어진 부담을 내려놨다. 다만 ‘은퇴’에 대한 모녀의 생각은 달랐다. 

김인순 씨는 “상화의 4번째 올림픽이 끝났다. 이번에 그만두는 줄 알았더니 선수생활을 1~2년 더 한다고 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엄청 울었다. 상화가 부상이 심했다. 한국 팬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값진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 

◆ 최민정 “10살 이후 엄마와 첫 여행, 떨려요”

“그동안 엄마한테 고마운 마음이 컸는데 표현을 잘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운동하면서 힘든 일이 너무 많았지만 버틸 수 있는 건 엄마의 희생과 믿음, 헌신 덕분이다.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2관왕’을 차지한 최민정은 어머니 이재순 씨에게 마음에 담아둔 말을 건넸다. 이재순 씨는 딸과 여행을 꿈꾸고 있다. 

이재순 씨는 “10살 때 민정이가 운동을 시작한 뒤 한 번도 함께 여행을 가지 못했다. 딸이 항상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이번에 여행을 가려고 한다”며 웃었고 최민정은 “휴양지에 가고 싶다. 젊었을 때 스위스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며 즐거운 상상에 빠졌다. 

◆“승희야 이제 스케이트가 아닌 다른 세상을 경험하렴”

“3번째 올림픽이 끝났다. 은퇴를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건 가족의 힘 덕분이다. 나는 사랑 표현을 잘 하는 편이다.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2관왕을 차지한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섰다. 어머니 이옥경씨는 딸의 마지막 올림픽을 담담히 지켜봤다.  

“지난 2번의 올림픽은 굉장히 마음을 졸이면서 보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을 메달을 내려놓고 시작했다. 시합하나 못한다고 달라지는 거 없다. 후회 없이 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좀 쉬고 여행도 다니고 스케이트가 아닌 다른 세상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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