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현수-손아섭-황재균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2018 시즌 KBO 리그 FA 시장이 문을 닫았다.

KBO는 지난해 11월 4일 FA 자격선수 명단 22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호준이 은퇴를 선언했고 임창용(KIA), 김성배, 이용규(한화)가 FA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7일 18명의 선수가 FA 승인 선수로 공시됐다. 그 후로 세 달 하고도 2주일이 넘는 시간이 돼서야 FA 스토브리그의 불이 꺼졌다. 24일 마지막 FA 이우민이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유독 길었던 겨울 FA 시장이 '폐장'됐다.

이 선수들 외에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FA 계약을 맺은 황재균(kt), 김현수(LG)까지, 올해도 어김없이 FA 시장에서는 '억' 소리가 들려 왔다. 올해 FA 계약 총액은 631억500만 원이었다. 그러나 다른 때와 달리 한숨 소리도 유달리 깊었다. 프로 세계의 '부익부 빈익빈'이 눈에 띄게 심화된 것이 바로 올해 FA 트렌드였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11월 8일 롯데와 잔류 계약을 맺은 문규현(2+1년 10억 원)이었지만, 13일 황재균이 4년 88억 원을 받고 kt에 입단하면서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강민호는 4년 80억 원에 롯데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겼고 손아섭이 4년 98억 원에 롯데에 남으면서 '지갑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롯데는 민병헌도 4년 80억 원에 영입했다. 그리고 12월 29일 김현수(LG)가 4년 115억 원에 KBO 리그로 복귀하며 정점을 찍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FA 시장에서 스타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거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많은 야구인들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성적과 마케팅을 위해 스타를 원하는 구단들은 올해도 통 크게 지갑을 열었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 이대호(4년 150억 원)에 이어 올해도 손아섭, 민병헌 두 명에게만 178억 원을 쏟아부었고, LG도 지난해 차우찬(4년 95억 원), 올해 김현수를 데려오며 판을 키웠다.

반면 스타가 아닌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박했다. 20명의 선수 중 4년 계약을 맺은 선수는 6명뿐이었다. '예우 차원'이라는 말이 사라지면서 노장 선수들은 차가운 현실 속 쓴맛을 봐야 했다. 해를 넘긴 지난달 12일 채태인이 사인 앤 트레이드라는 방식으로 넥센을 떠나 롯데(1+1년 10억 원)로 향했다. 김승회가 1+1년 3억 원에 두산에 잔류했고 이대형은 2년 4억 원에 kt와 재계약했다. 최준석은 은퇴 문턱까지 갔다가 지난 11일 1년 5500만 원에 계약하며 사인 앤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마지막 남은 1명의 FA 이우민은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지만 결국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 중 유일하게 은퇴를 택했다. 다른 베테랑 선수들 역시 선수 생활의 끝이 명백하게 보이는 계약 조건으로 소속팀에 남거나 팀을 옮겼다. 앞으로도 FA 시장의 온도차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박'이 보이는 선수들은 FA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지만, FA 자격을 갖추는 베테랑 선수들의 고심은 더 깊어질 듯하다.
▲ 2018 시즌 FA 계약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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