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하는 안드레 감독, 그는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정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유현태 기자]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간격을 좁게 유지해야 합니다. 공을 빼앗았을 때, 더 수준 높은 빌드업이나 소유권 유지로 역습을 연결하겠다는 것이죠. 공격적인 축구만 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 대구FC 안드레 감독

2018시즌 대구FC의 축구를 만드는 것은 안드레 감독. 코치로 팀에 합류해 대구와 연을 맺었고,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에 올랐다. 선수로서도 K리그 무대를 거쳤기에 한국 축구에 대한 경험도 풍부하다.

역시 경험이 무기였을까. 지난 시즌 중간 팀의 지휘봉을 잡아 부진에 빠졌던 팀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대구의 최종 순위는 8위. 1차 목표였던 잔류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공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안드레 감독은 대구의 축구를 조금 더 발전시키려고 한다. 현실적으로 중위권 팀인 대구가 취할 방법은 '선 수비 후 역습'이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하고 단단해지고, 또 공의 소유권을 잡았을 땐 더 세밀하게 공격을 펼치려고 한다. 한국 축구에 능숙한 외국인 지도자, 안드레 감독은 이번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다음은 안드레 감독과 일문일답.

▲ 고승범을 지도하는 안드레 감독

전지훈련 막바지입니다. 준비 과정은 어떠셨나요.
준비 과정은 만족스럽습니다. 2달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었어요. 완벽하진 않지만 생각했던 것을 어느 정도 선수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중국 전지훈련에서 연습 경기와 제주도에서 2번의 경기를 또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올렸어요.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주 정도 남았는데 최대한 준비에 집중해 초반부터 좋은 경기력을 내고 싶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이 어려웠는데요, 연습 경기였던 수원FC전(17일)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문제는 없을까요.
작년엔 시즌 초반에 승점을 쌓지 못해 어려웠습니다. 마지막에 잘해서 잔류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즌 시작을 잘해야 경쟁력을 갖고 시즌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원FC전에선 좋지 않았습니다. 5일 정도 휴가를 다녀왔고, 집중력이나 운영에서 소홀히 한 부분도 있었고요. 긍정적인 것은 연습 경기에서 좋지 않은 점이 나왔다는 겁니다.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어떤 점을 수정해야 하는지 발견할 수 있었어요.

지난 인터뷰에 올해 공격적인 축구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짧은 패스를 많이 활용하는 축구. 원하는 정도로 준비가 되셨나요.
어쨌든 상대를 유인해 역습을 하는 것이 팀 컬러이자 장점입니다. 빌드업이나 공을 소유할 때 조금 더 퀄리티 있게 경기를 하기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발전이 분명히 있었어요. 최근 훈련에도 그쪽에 무게를 두고 준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대구는 중위권 팀이다. 성적에 따라 상황이 변할텐데 꾸준하게 공격적인 면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공격 축구를 하겠다, 수비 축구를 하겠다와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압나다.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간격을 좁게 유지해야 합니다. 공을 빼앗았을 때, 더 수준 높은 빌드업이나 소유권 유지로 역습을 연결하겠다는 것이죠. 공격적인 축구만 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황에 맞게 올바르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합니다.

간격 유지와 6초 압박을 훈련 중에 강조하시더라고요. 대구의 축구를 설명할 수 있는 요소인 것 같은데, 한 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좁은 간격 유지는 언제나 강조합니다. 6초 압박은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겼을 땐, 이미 상대 진영에 숫자가 더 많다면 빠르게 압박해 공을 다시 빼앗으려고 시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여의치 않으면 뒤로 물러나서 수비해야 하고요. (압박이 중요하다는 뜻인가요.) 압박이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6초를 강조한 것은, 그 이상 억지로 압박을 시도하면 공간만 허용하고 상대가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을 내줍니다. 올바른 타이밍의 압박을 하고 싶어요.

▲ 핵심 선수 세징야는 회복 중.

대구의 키플레이어를 꼽아 주신다면.
작년엔 세징야와 김선민이 키플레이어였습니다. 세징야는 올해도 여전히 키플레이어입니다. 두 새로운 외국인 선수도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에반드로, 주니오처럼 빨리 팀에 녹아들고 한국 축구 스타일에 맞춰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길 바랍니다. A 대표 팀 선수인 수문장 조현우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항상 외국인 선수들을 잘 뽑는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새로 영입한 브라질 선수 2명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에반드로, 주니오는 결과가 좋아서 다른 팀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치열하게 했습니다. 조나탄도 에델도 다 그랬고요.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을 잘 뽑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안과 카이온도 완벽한 선수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더 노력한다면 확실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입이 많지 않았는데, 중원의 키 김선민의 공백은 어떻게 메울 계획이신가요. 황순민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황순민이 김선민과 다른 플레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황순민은 공을 지키고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가능합니다. 오히려 한 단계 높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너무 경기에 관한 질문만 드린 것 같습니다. 조금 분위기를 바꿔보겠습니다. 공을 여전히 잘 차시더라고요. 운동은 계속하고 있으신건가요.
선수들하고 공도 주고받고 킥도 합니다. 때론 프리킥 내기도 할 때도 있고요. 아직까진 내 적수를 찾지 못했습니다.(웃음) 건강을 위해 조깅정도는 꾸준히 하고 있고요.

선수 시절에도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하셨는데요, 지금 팀에 따라올 선수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웃음)
지금 대구에서? 찾기 힘듭니다.(웃음) 프리킥을 잘 차려면 타고난 것도 있지만, 반복이고 훈련으로 만들어져요. 선수들도 반복해서 한다면 프리킥을 잘 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징야도 연습을 계속한다면 잘할 수 있을 거에요.

김치찌개를 아주 잘 드시던데, 한국 적응엔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인가.
선수로 3년, 지도자로 4년 째에요. 한국 적응엔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 분들이 워낙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선수 때도 문제는 없었어요. 음식을 따져도 원래도 국 종류를 굉장히 좋아하고요, 어떤 종류든 잘 먹어요. 하국 음식도 건강한 것 같아서 잘 먹고 있습니다.

사실 선수로서 오히려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제 지도자로서도 욕심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전지훈련부터 팀을 만든 첫 시즌인데, 어떤 각오로 시즌에 돌입하실 계획인가요.
한국에서 선수 시절부터 코치까지 거쳐 감독이 됐습니다. 첫 시즌이지만 욕심보단 하루하루 선수들에게 좋은 것들을 나누고 싶어요. 공부하는 겸손한 자세로 하고 싶습니다. 조광래 대표 이사님이 도와주신 덕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매일매일을 잘 보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K리그에서 현재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시죠. 브라질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 한국 축구에 다양성을 주기 위해선 여러 곳에서 축구를 경험하신 분들이 온다면 좋지 않을까요. 외국인 지도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인 지도자들이 부족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리그가 먼저 발전하면 외국 출신의 경험 많은 또는 톱클래스 지도자들이 올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한국 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에요. 경험 많은 지도자들이 한국에 와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접목하면서요. 그 과정에서 선수들도 개개인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최근에는 한국에도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고, 또 해외 연수를 떠나고 공부도 많이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에서 보여주고 싶은 '다른 점'이 있으신가요.
유소년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이나 브라질은 유소년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운영하고 있어요. 유소년이 잘 자라야 좋은 성인 선수,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어요. 유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소년 선수들이 잘 자란다면 한국 축구도 성장할 수 있을 거에요.

▲ 좁은 간격에서 압박을 강조하는 대구. 안드레 감독은 여기에 패스를 더할 생각을 밝혔다.

대구가 그래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는 타 팀과 비교해 유망주들이 기회를 조금 더 기회를 더 받는 팀이잖아요. 올해도 1군에 합류한 어린 선수들이 적잖은데 기회를 많이 줄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성적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조 대표 이사님이 선수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매우 뛰어나시죠. 정말 존경하는 부분입니다. 좋은 선수들을 올바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3,4년 뒤에는 대구가 훨씬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면 기용할 생각입니다. 지난해에도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성장해 팀에 도움이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신인 선수가 있으신가요.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대답을 안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2명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고재현과 임재혁.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미 상위 스플릿을 여러 차례 목표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또 물어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난해보다는 높은 순위에 있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해 8위보다 높다면 사실상 상위 스플릿을 의미하죠. 그렇게 되면 1부 리그에도 잔류할 수 있을 거고요. 매년 한 단계씩 올려서 조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곧 우승권을 다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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