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서지혜는 '흑기사'에서 연기한 '샤론'에게 '인생 캐릭터'라는 수식어를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제공|HB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인생 캐릭터를 주고 싶지 않아요.”

배우 서지혜(34)는 단호했다.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흑기사’(극본 김인영, 연출 한상우)에서 샤론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찬사를 받았다. 샤론은 250년을 넘게 산 인물이다. 서지혜의 도회적인 외모와 신비로운 설정이 만나 고혹적인 분위기를 내뿜었다. 차가운 듯하지만 자존감이 높고, 또 때로는 귀여운 구석도 있는 ‘샤론’이라는 인물은 서지혜에게 연기 호평의 영광도 안겼다.

서지혜는 샤론 덕분에 오랜 연기 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 같으냔 질문에 신중한 대답을 내놨다. “‘질투의 화신’ 때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는 것. 서지혜는 지난 2016년 방송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아나운서 홍혜원 역을 맡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아한 외모, 하지만 남자 주인공 이화신(조정석 분)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걸쭉한 욕설이 반전 매력을 선사했던 것.

서지혜는 당시에도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찬사를 받았다. 서지혜는 “그때(‘질투의 화신’)도 인생 캐릭터를 만난 것 아니냐고 하더라. 하지만 ‘아직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인생 캐릭터를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앞으로 연기를 계속할 거다. 어떤 작품, 캐릭터를 만나서 어떤 연기를 할지 모르는 거다. 연기에 있어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인생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오히려 안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음 작품을 했을 때 그걸 또 깨야 하잖나. 부담, 두려움도 있을 거다. 힘든 점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는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 서지혜. 제공|HB엔터테인먼트

‘흑기사’가 특별한 점은 있다. 그간 드라마에서 맡아온 배역들은 “차가운 느낌을 주는 게 많았”지만, 이번 샤론은 그 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서지혜는 “사극 분량도 있었고, 과거 중간중간 1930년대, 1950년대 등 시대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있었다”며 “그런 것들이 특별했다”고 밝혔다.

서지혜가 ‘질투의 화신’ 홍혜원, 그리고 ‘흑기사’ 샤론을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15년째 끊임없이 연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방황의 기간도 있었지만, 서지혜는 결국 이 자리까지 왔다. 그간의 시간을 뒤돌아본 서지혜는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더 버텨야 할 날들이 물론 있을 거예요. 하지만 15년 동안 하나의 길을 쭉 가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잘 버텼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서른 중반이 되니까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내가 힘들다고 찡얼댈 나이가 아니구나’ ‘일에 있어서 책임을 져야 하는구나’를 더 깨달았어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도 커지고 조금 더 열심히 버티자 싶더라고요.”

서지혜가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은 자기 ‘자신’이다. 서지혜는 “가족도, 친구도, 지인도, 응원해주는 사람도 힘이 되지만 스스로 ‘자아’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고. 그는 “요즘 안 좋은 소식도 많잖나. 스스로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역시나 본인 스스로가 버티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 모든 일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확고한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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