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형 만한 아우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충무로에 탄생했다. 바로 그 형보다 나은 아우가 말이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전편인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서 진화했다. 시리즈만의 강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탄탄한 스토리를 앞세웠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괴마의 출몰과 함께 연쇄 예고 살인이 시작되고, 명탐정 김민과 서필,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1년 ‘조선명탐점: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시작으로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 제외)에 이은 시리즈 3편이다.

첫 작품인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김탁환 작가의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이미 탄탄한 원작이 있는 상황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김명민과 오달수가 만나 화제를 모았다. 영화 개봉 당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김명민의 코믹한 모습과 김명민-오달수 콤비로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478만 6259명의 관객을 동원, 설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2편은 ‘사라진 놉의 딸’(2015)이다. 김명민, 오달수 콤비를 기본으로 1편에 등장한 여배우 한지민이 아닌 이연희가 등장한다. 시리즈는 김명민-오달수 구조에 새로운 여배우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콤비의 활약은 여전했다. 뜬금 없이 터지는 웃음과 허를 찌르는 추리 등 1편을 사랑한 팬들을 만족 시켰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스토리였다.

1편의 탄탄한 스토리는 2편으로 넘어 오면서 다소 느슨해졌다. 원작 유무에 따른 것 일수도 있다. 새로운,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3편으로 나가기 위한 관문이었다.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은 물론이고, 출연 배우들까지 그 부담을 함께 업고 있었다.

스토리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 이었을까. 2편은 1편보다 적은 관객을 동원했다. 4년만에 나온 신작이었지만 387만 2015명을 동원하는 것에 그쳤다. 그렇다고 흥행에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3편으로 가기 위한 원동력은 충분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후 3편 ‘흡혈괴마의 비밀’이 빛을 봤다.

▲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제공|쇼박스

3편의 가장 큰 미덕은 2편보다 탄탄해진 스토리다. 스토리에 대한 혹평을 받았던 지라 그 부분에 가장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시리즈의 미덕인 막무가내 식 웃음은 여전했고, 김민(김명민)의 허당스러움과 뻔뻔함은 배가됐다. 김민을 보필하는(듯 하지만 사실은 디스하기 바쁜) 서필(오달수)의 내공 역시 높아졌다. 그리고 김민과 함께 스토리의 중심에 선 새로운 의문의 여인(김지원)이 등장한다.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서 김민과 서필이 콤비를 이뤄 사건이 벌어진 중심으로 파고 든다면, 이번에는 스토리의 중심에서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여인이 등장한다. 이 여인은 김민과 함께 다시 중심으로 들어간다. 이로 인해 서필과 김민의 호흡이 다소 줄어 들었다.

하지만 단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미덕이 두 사람의 호흡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장기전에 돌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김민의 과거를 짚어 줌으로써 시리즈가 갇혀 있던 한계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세계관의 확장을 의미한다.

▲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제공|쇼박스

시리즈의 팬이라면 김민과 서필의 호흡은 영화에서 보이지 않아도 예상 할 수 있다. 반대로 시리즈를 처음 접한 관객이라면 두 사람의 호흡에서 비롯되는 웃음은 절대 부족하지 않다. 대신 탄탄한 스토리를 보게 된다.

결국 ‘흡혈괴마의 비밀’에서 김민과 서필의 코믹 케미스트리보다 스토리를 취하고, 한번은 언급돼야 할 김민의 과거, 그의 가족을 3편에서 공개한 것은 4편과 5편, 어쩌면 그 이상으로 가기 위한 명민한 선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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