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진희가 '저글러스' 속 자연스러운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부스스한 머리카락, 편안한 잠옷 차림. 대부분 직장인들의 퇴근 후 모습이다. 백진희(28) 또한 단정한 직장 내 모습과 달리 집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더군다나 이 작업이 “재밌었다”단다.

백진희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저글러스’(극본 조용, 연출 김정현)에서 좌윤이 역을 맡아 16부작을 이끌었다. 좌윤이는 YB 영상사업부 남치원(최다니엘 분) 상무의 비서다. 일 처리는 똑부러지지만 집에서는 다를 것 없는 5년 차 직장인이다.

이를 연기한 백진희는 “재밌었다”며 “여태까지 연기했던 인물들은 집에서도 청바지를 입었다. ‘저글러스’에서는 (집에서) 수면 잠옷을 입고 있고 머리카락도 질끈 묶었다”고 말했다. 또 “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과 같은 느낌을 많이 가져가려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외적인 것과 달리 내면적으로는 많은 부분을 고민해야 했다. 백진희는 “좌윤이는 직장에서 똑부러지는 비서였음 좋겠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기적일 수 있지만 그게 또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며 “친구들과 있을 때는 풀어져 있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공감의 포인트를 잘 살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좌윤이라는 인물을 생생하게 만들기 위한 백진희의 노력은 통했다. 다만 백진희는 작가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백진희는 “작가님이 캐릭터를 끝까지 놓지 않고 써주셔서 좋았다”며 “캐릭터라 힘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잘 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힘을 잃지 않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아쉬운 것들이 많아요. 시작은 좋았는데 끝으로 갈수록 인물이 힘을 잃어버리거나 공감을 받지 못해 외면받은 경우도 있었고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연기하고 대본을 보고 연구하고 바꿔보려고 해도, 캐릭터가 외면받고 응원받지 못하면 촬영 내내 심적으로 힘들더라고요.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요.”

▲ 백진희.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캐릭터가 힘을 잃지 않고,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낼 수 있었기 때문일까. 백진희는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이후 처음으로 촬영 마지막 날에 눈물을 터트렸다. 백진희는 “촬영 마지막 날, 감독님이 케이크와 꽃다발을 가져오셨다”며 “그것부터 울컥했다. 영상사업부 팀들도 끝나고 기다리더라. 스태프들 얼굴을 보는데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구석에 앉아 울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드라마의 여운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한 백진희. 그는 “초반게 걱정도 많이 되고 부담도 많이 됐는데 잘 마친 것 같아 뿌듯하다”며 “다음 작품을 잘 선택해서, 너무 오랜 시간 쉬지 않고 빨리 만나 또 좋은 연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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