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규형이 '초연'의 즐거움에 대해서 말했다. 제공|엘앤컴퍼니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이규형(35)이 즐거워하는 부분이 있다. 여백이 많은 대본으로 인물을 구축해나가는 작업이 재밌다는 것. 그래서 이규형의 필모그래피에는 ‘초연’인 작품이 많다.

이규형은 오는 2월 4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팬레터’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 종영 이후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는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팬레터’ 초연에 이어 이번 재연까지 연속으로 같은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는 거다. 이는 “처음부터 연습하면서 인물을 만들어 냈던 것에 대한 애착 같은 게 있기 때문”.

이규형은 “주로 창작, 그것도 초연인 작품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뮤지컬 ‘사의 찬미’ 같은 경우에는 초연부터 4연까지 무대에 올랐다”면서 “몇 번 무대에 올랐던 공연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인물에 대한 해석이 이미 나와 있는 거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것보다 따끈따끈한, 처음 나온, 여백이 많은 대본을 갖고 동료 배우들과 연출님과 함께 인물을 구축해나가는 작업이 재밌더라”고 밝혔다.

▲ 이규형. 제공|엘앤컴퍼니

그러다 보니 뮤지컬 솔로 넘버의 가사를 직접 쓴 적도 있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었는데, 이규형은 후반부 클라이막스가 되는 솔로곡의 가사를 직접 썼다. 이 또한 초연 작품이었다. 연출가, 작곡가는 인물을 가장 잘 해석하고 있을 이규형에게 직접 가사를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고.

이규형은 “연극, 뮤지컬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도 비슷한 작업이다. 드라마와 영화는 대부분 처음 하는 거잖나.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초연 작품을 하며) 작업을 해왔던 게 ‘비밀의 숲’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할 때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는 이규형이 연기를 하며 희열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쫄깃쫄깃한 신이 만들어졌을 때, 그 장면을 관객들 앞에서 연기하고, 관객들은 숨죽이면서 지켜볼 때. 그런 맛에 연기를 하는 것 같다”고 이규형은 웃었다. 

“또 하나 더 있어요. 제 연기, 제 작품으로 관객들이 무언가를 얻어갈 때 기뻐요.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유쾌하게 두 시간 동안 실컷 웃고 갈 수 있을 때요. 저희는 관객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연습 기간부터 고민을 하고, 밤을 새기도 하는 거잖아요. 저희가 해야 할 일인 거고 직업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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