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규형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해롱이' 역을 맡아 활약했다. 제공|엘앤컴퍼니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헤롱, 그리고 해롱.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두 단어는 배우 이규형(35)이 연기한 유한양을 표현하는 적절한 단어다. 두 단어 사이에서 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규형은 “둘 다 포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규형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에서 유한양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유한양은 상습적인 마약 복용으로 교도소에 갇혔고, 좀비처럼 몸을 가누지 못해 늘 헤롱헤롱 해댔다.

그런데 이 유한양의 별명은 ‘헤롱’이 아닌 ‘해롱’이었다. ‘해롱해롱’은 자꾸 버릇없이 경솔하게 까부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고, ‘헤롱헤롱’은 술이나 마약을 하고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다. 따지고 보면 ‘해롱이’가 아닌 ‘헤롱이’가 맞는 것. 

이를 이규형에게 넌지시 물어봤더니 “둘 다 포함되는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닐 때는 ‘헤롱’거리고, 2상6방 안에서는 주변 인물들에게 시비 걸기도 하고, 까불거리기도 하잖나”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런 해롱이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이규형은 “약을 끊으려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보는 분들로 하여금 함께 응원할 수 있게 했던 게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가 몇 번 찾아 왔잖나. 약을 억지로 먹이려고도 하는데 그런 것을 기특하게 잘 참아냈다. 팽부장이 기특해하듯 시청자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이규형. 제공|엘앤컴퍼니

해롱이, 유한양이라는 인물은 마약사범인 것 이외에도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는 등 자주 다뤄지지 않은 설정을 가지고 있었다. 복잡한 서사를 가진 인물이지만, 중심적으로 가져가려 했던 것은 ‘애정결핍’이었다. 

이규형은 “극 중에서도 나오지만 유한양은 애정결핍으로 자라난 사람”이라며 “2상6방 안에서 밉살스럽게 시비도 걸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는 등 계속해서 이슈를 일으키잖나. 이런 생활 자체가 유한양은 처음 겪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항상 외로웠다. 그나마 곁에 있던 게 지원(김준한 분)이다. 2상6방 사람들은 표면적으로 안 그래도 모두 따뜻했다. 해롱이를 아껴주는 게 좋았을 거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서툴렀을 거고. 더 관심받고 싶어서 깝죽댔던 것 같다. 그래서 해롱인가?”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동성애 부분에 대해서는 “진실 되게 연기하고자 했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소중한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하려고 했다”며 “그런 부분도 준한이와 이야기가 잘 통했다. 준한이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정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자신만의 색깔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채운 이규형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이규형은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고심을 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다음 작품을 선택하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력은 항상 ‘만땅’이기 때문에 시간만 허락된다면 드라마, 무대 등 모두 병행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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