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하가 5년 5개월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하고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제공|C9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Only I can save myself.”(오직 내가 나를 구할 수 있다, ‘RescuE’)

가수 윤하(30)가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새겨 넣은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약 5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앨범 발매를 준비하다가 엎어지기도 하고, 비중격만곡증이 악화돼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 가운데 자신을 짓누르는 못난 마음에 아파하고 허우적대기도 했다. 이를 풀어낸 앨범이 지난해 12월 27일 발매한 ‘레스큐’(RescuE)다.

윤하는 아팠다. 비중격만곡증이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수로서는 힘든 점이 많이 따랐다. 몸이 힘들게 되니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으면 쉽게 무너졌다. 결국 지난해 1월 수술을 받았다. 윤하는 “(수술을 받고) 3개월가량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란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윤하는 “2010년에도 응급실에 실려 가 방송을 펑크낸 적이 있다. 그때는 후두염이 굉장히 심하게 걸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받고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 암울했던 시기를 설명했다.

수술을 받기 전, 길었던 공백기에는 스스로를 향한 못난 마음에 아팠다. 윤하는 “공과 사를 딱히 구분하지 못했던 생활패턴 때문에 자신감이 하락했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합쳐져서 왔던 것 같은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힘들었고 또 쉬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노래조차 되지 않았던 시기가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하는 그 시기 동안 “끊임없이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를 모르겠다”고 말한 얼굴에는 쓸쓸한 기운이 보였지만, “자연스럽게 그때그때 표현하고자 했던 것을 싱글로라도 냈다면 좋았을 걸”이라고 덧붙인 얼굴에는 고민을 털어낸 듯한 표정도 엿보였다. 

▲ 윤하. 제공|C9엔터테인먼트

이는 자신을 짓누르는 감정들로부터 ‘구조’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하는 “이번 앨범 타이틀을 ‘레스큐’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함께 만든 사람들로부터 구조됐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기운을 줬다. 그들과 ‘그렇지, 많이 힘들지. 나도 그래’라는 대화보다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새로움이나 비전을 공유하면서 훨씬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런 당연한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 그들이 제게 ‘네가 갖고 있는 재밌는 건 뭐야?’라고 물었을 때 대답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 숙제들을 해결하며 찾아냈고,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느꼈죠. 그들과 이야기하며 많은 희망도 얻었고요.”

윤하를 구조한 사람들과의 작업물은 고스란히 앨범에 담겼다. 앨범에는 새로 만든 11곡이 빼곡하게 담겼다. 싱글 또는 미니 앨범을 발표하는 요즘 가요계와는 조금 다른 행보지만, 윤하의 고집이 느껴지기도 했다. 윤하는 “정규 앨범은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며 “요즘 시류와 맞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저 계속해서 쉬지 않고 활동을 하겠다는 윤하의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 앨범으로 받고 싶은 평가는 명확하다. “윤하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 윤하는 “‘그래, 윤하가 있었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을 했다”며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패키지가 욕심 가득하게 나오기는 했다”고 웃었다.

“제가 두고 있는 목표는 그거 하나였어요. 윤하가 돌아왔는데 예전하고는 조금 다르네. 그런데 예전 모습도 있네. 그 정도면 떠올려주셔도 다시 시작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성적이나 피드백에는 만족하고 있는 편이에요. 그저 앞으로 쉬지 않고 음악을 표현할 수 있게 기반만 마련된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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