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유기' 스태프 사고로부터 12일이 지났다. 제공|tvN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tvN 드라마 '화유기' 촬영장에서 천장에 샹들리에를 매달기 위해 작업하던 A씨가 바닥으로 떨어져 하반신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부터 12일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일이 발생했고 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정리했다.

◆ 사고 발생 후 24시간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1시경, 이철호 미술감독은 '비밀의 방' 세트에 당초 계획에 없던 샹들리에 설치를 요청했고 피해자인 A씨가 이를 접수했다. 이후 A씨는 C세트장에 있던 샹들리에를 '비밀의 방'으로 옮겨와 설치하게 됐고 전선 연결 작업을 위해 세트 천장으로 올라갔다. 팀원들은 천장 아래에서 샹들리에 고정 및 연결 작업을 도왔다. 

새벽 1시 50분경, A씨가 천장에 올라가 작업하는 동안 천장을 이루고 있던 목각재 및 면이 파손됐다. A씨는 이 때문에 엉덩이 부분부터 V자 형태로 추락했다. 추락하면서 척추와 머리에 큰 충격이 발생했고, 팀원은 119에 사고를 접수했다. 10~20분 사이에 구급차가 도착, 근거리 안성병원으로 A씨가 이송됐다. 구급차에는 이철호 미술감독이 동승했으며 팀원 3명은 회사 차량으로 병원에 이동했다.

새벽 2시 30분경, 안성병원 도착 후 이철호 미술감독이 접수 처리했다. 초진 시 척추골절로 판명돼 종합병원으로 긴급 후송하기로 결정했다. 곧바로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으로 후송됐고,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에 돌입했다. 척추 골절로 인한 하반신 마비, 두부 충격으로 인한 두개강 내 뇌출혈 증상이 보였다.

사고로부터 약 12시간이 지난 오후 1시 10분경, 안성경찰서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방문해 조사했다. 오후 2시 30분경, 안성경찰서 과학수사대가 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이후 현장 복구가 진행됐다.

◆ A씨 수술, 그리고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

A씨는 보호자와 담당 의사의 치료 관련 협의 후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1시경 허리골절 치료를 위한 수술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된 모든 과정은 이후 알려지게 됐다. '화유기' 제작진은 논란이 커진 뒤에야 "12월 27일 제작사인 JS픽쳐스와 A씨 소속 회사 MBC아트 간 논의가 예정돼 있다"며 "'화유기' 제작진은 사고 발생 당시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스태프의 가족과 꾸준히 치료 경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이번 사고의 사후 처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용노동부 현장 조사 실시

지난해 12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 이기범 교육선전실장, 신선아 법규부장(변호사), 최정기 정책국장, 임학현 정책차장, MBC아트지부 김종찬 지부장, JS픽쳐스 부사장, 이철호 미술감독 및 제작진, MBC아트 관계자,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의 현장 근로감독은 '화유기' 세트장 A동 현장 조사에 임했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28일 1차 현장 조사 이후, 29일 하루 동안 근로감독관 4명을 파견해 2차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 언론노조 사후 처리 요구, 그러나

언론노조 측은 '화유기' 제작진에게 A세트(사고가 난 '비밀의 방'이 있는 세트장) 안전 설비 구축, 적정 인력 확보, 휴식 시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또 이철호 미술감독을 현장에서 배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최정기 정책국장은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 '화유기' 제작진이 내놓은 대책은 PD 한 명의 인력 보강이었다"며 "안전 설비, 인력 확보, 휴식 시간 보장 등은 아직까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철호 미술감독도 아직 현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BC아트 관계자는 "지난 2일까지 이철호 미술감독이 현장에서 일을 했다. 제작사와 1차 협의할 때 구두로 (이철호 미술감독을) 배제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피해자 가족이 요구하고 있는 바였고, 제작사 쪽에서도 '이철호 미술감독 본인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빠지는 걸로 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하더라. 하지만 이틀 전까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 언론노조, 제작사 등 고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일 tvN 드라마 '화유기' 제작사인 JS픽쳐스와 세트설치를 담당한 라온, 미술 담당 MBC아트를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고발 및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재 A씨는 치료 경과 호전됨에 따라 일반 병실로 이동한 상태다. 지난 3일 일반 병실로 이동했으며 의식은 또렷하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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